'공연+투어' 해외여행 관람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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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우리는 뮤지컬 보러 일본에 간다."

국내 공연 매니어 사이에선 앞으로 이런 말이 심심찮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해외의 유명 공연과 현지 관광을 연계한 투어 프로그램인 속칭 '원정 관람'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업체인 인터파크에서는 10월 말 일본에서 공연 중인 웨스트엔드 팀의 뮤지컬 '그리스' 관람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말 클래식 공연 전문 기획사인 크레디아는 일본에서 태양의 서커스단의 '퀴담'을 관람하는 여행 상품을 출시해 3일 만에 40명 정원을 채울 만큼 인기를 끌었다. 크레디아의 최현영 대리는 "문화 욕구가 늘어가는 추세에 새로운 공연 관람 프로그램을 생각해봤다"며 "가까운 해외에서 질좋은 작품을 보고 여행도 즐길 수 있어 앞으로도 이 같은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사카 '퀴담' 공연 투어 참가자들은 '다시 오고 싶다'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파크(http://tour.interpark.com)의 '그리스' 공연 패키지는 오사카 또는 도쿄의 2박3일 일정에 39만9천원부터 상품을 내놓았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앞으로는 공연 관람 등 특정 목적을 가진 해외 여행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들은 한류(韓流) 열풍에 따라 '난타' 관람, '가을동화' 배경지 여행 등 패키지 관광 여행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젠 거꾸로 국내 공연 팬들이 해외의 질좋은 공연을 보러 나가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극단 미추의 박현숙 기획팀장은 "공연 팬들을 해외에 일방적으로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우리 문화 상품'의 경쟁력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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