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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에 두가지 악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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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3주 연속 하락하던 국제 유가가 오름세로 반전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지난주 종가에 비해 배럴당 47센트 오른 63.80달러를 기록했다. 공급 차질 우려 때문이다. BP의 미국 멕시코만 선더호스 유전 생산 지연과 러시아 최대 석유.천연가스 프로젝트인 사할린Ⅱ 유전 개발 허가 취소가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세계 4위 산유국인 이란의 '석유 무기화' 시사 발언까지 맞물려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러시아, 사할린Ⅱ 유전 개발 보류
에너지 자원에 대한 정부 통제 강화 나서

러시아 정부가 다국적 석유 메이저 '로열 더치 셸'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석유.천연가스 통합 유전인 '사할린Ⅱ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시켰다.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천연자원부는 2003년 허가한 사할린Ⅱ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의 환경 허가를 철회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사할린Ⅱ 프로젝트에는 로열 더치 셸, 일본 미쓰이(三井)물산.미쓰비시(三菱)상사 등 7개국 14개 업체가 참여 중이다.

총 200억 달러 이상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세계 최대 석유.가스 통합 유전일 뿐 아니라 러시아 최대의 외자 유치 프로젝트다. 러시아 정부는 환경 허가 취소는 프로젝트의 완전 중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환경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잠정적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AWSJ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의 이번 조치는 로열 더치 셸을 압박해 사할린Ⅱ 프로젝트의 러시아 정부 지분을 늘리거나,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사업 허가를 재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FT은 러시아 정부가 주요 에너지 자원에 대한 정부 통제를 강화하면서 사할린Ⅱ뿐 아니라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러시아 정부가 외국 자본에 허가한 유전들의 개발이 잇따라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이 주도하는 '사할린Ⅰ 프로젝트'와 프랑스 토탈이 따낸 '카랴가 유전'이 대표적이라고 FT는 덧붙였다.

최지영 기자

BP, 멕시코만 유전 생산 차질
하루 25만 배럴 … 2008년 돼야 생산 가능할 듯

유럽 최대 석유 메이저인 BP사의 멕시코만 '선더호스' 유전 생산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회사 측은 18일(현지시간) 선더호스의 심해 시추장비에 문제가 생겨 첫 원유 생산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더호스의 생산 개시는 이르면 2008년 중반에 가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9일 전했다.

선더호스는 당초 내년 초부터는 본격적인 석유 시추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7월에도 선더호스는 허리케인 데니스의 영향으로 반잠수식 원유 굴착 플랫폼이 기울어져 큰 피해를 보았다.

1999년 처음 발견된 선더호스에는 최고 15억 배럴가량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발견된 '잭2' 유전을 제외하고는 멕시코만 유전 중 선더호스의 원유 매장량이 가장 많다. BP는 선더호스의 1800여 m 깊이 유전에서 하루 25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BP에는 선더호스의 생산 지연 외에도 악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텍사스의 정유시설이 폭발해 15명이 숨지고 170명 이상이 부상했다. 최근에는 알래스카 푸르도만 유전의 송유관 부식으로 인한 누수와 압축펌프 고장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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