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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투기꾼 출현했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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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 호매실동 아파트 값이 술렁이고 있다. 7월 중순 신분당선 연장 구간(성남 정자동-수원 이의동-수원 호매실동, 2014년 완공 예정) 건설계획 확정 발표로 촉발된 집값 상승세가 호매실지구 보상금 지급과 맞물려 증폭 효과를 내면서 세 달 가까이 호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셋값 상승에 부담감을 느낀 전세 입주자들이 대거 매수자로 돌아서면서 이 지역의 집값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더욱이 이를 틈탄 일부 발 빠른 투기꾼들의 '찍기' 움직임도 포착됨에 따라 집값 상승세는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 일부 중소형 매매가 한 달 새 최고 29.4% 폭등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수원 호매실동 일대 아파트 호가가 교통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호매실지구 보상금 지급, 전세물건 품귀현상 등과 맞물려

최근 2주일 새 20% 정도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특히 중소형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고 있다. 8월까지 8500만원에 그쳤던 호매실동 삼익3차 29평형의 매매가는 최근 1억1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한 달 새 29.4%가 오른 것으로 같은 시기 수원지역 전체 상승률 2.1%에 비해 18.7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인근 풍성 신미주 28평형도 마찬가지. 2005년초 택지지구로 지정된 호매실지구(95만평 규모 국민임대주택단지, 2010년 완공예정)에서 가까운 이 아파트 역시 한 달 새 17.6%나 올랐다. 8월 현재 85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요즘 1억원을 훨씬 웃돈다.

이 같은 집값 급등에 대해 인근 예스공인의 황수옥 사장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호매실동에 여러 가지 개발재료가 한꺼번에 집중되면서 집값이 비등점에 이르러 끓어오른 측면도 있다"면서 "특히 8월부터 시작된 1조6000억원 규모의 호매실지구 보상금 지급이 실질적인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전셋값 폭등으로 전세수요 일부가 중소형 아파트 매수자로 돌아서면서 집값 상승세는 주변 쌍용, LG삼익 등 10개 단지 7000여 가구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 부동산정보협회 조사에서도 최근 한 달 새 호매실동 중소형 아파트값 상승률은 수원 전체 평균(1.5%)보다 훨씬 높은 4.6%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용인 상승률(1.1%)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인근 곡반정동 우리집공인의 이용우 사장은 "최근 6000만~6000만원에 달하던 이 지역의 20평형대 전셋값이 최근 7000만~800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차라리 대출을 받아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매수세가 중소형 아파트의 매매가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집값 상승세 틈탄 투기꾼 '찍기' 성행

사정이 이렇자 일부 무허가 중개업자 등 투기꾼들이 대거 호매실동에 진출해 '찍기'를 통한 중소형 아파트 매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찍기'란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 등을 가계약만 한 채 명의이전 없이 단기간에 웃돈을 받고 되파는 수법을 말한다.

대개 매물이 나오면 중개업자가 일단 계약금을 내고 이를 모두 매집해 호가를 끌어올린 뒤 꼭 필요한 매수자가 등장하면 수천만원의 차액을 남기고 되판다.

현지 B공인의 한 관계자는 "8000만원에 매물로 나온 아파트 5가구 중 1가구만 1억원에 팔려도 이 가격이 곧바로 시세가 된다"며 "이렇게 되면 나머지 매물도 모두 같은 가격 이상으로 되팔 수 있게 돼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호매실동에서 이와같은 수법으로 이른바 '찍기' 작업 중인 작전 세력만 3~4개 팀에 달한다는 것.

이들은 개인투자와는 달리 4 ̄5명이 팀을 이뤄 매물을 싹슬이 한 뒤 짧게는 1 ̄2주, 길게는 한 달 정도 보유한 다음 가구당 1000만 ̄2000만원의 차익을 남기고 되팔고 있다.

이들의 '찍기' 작업에는 실거래가 등기부 등재 이후 한동안 뜸했던 'UP 계약서'도 동원되고 되고 있다. 즉 집주인에게는 시세보다 1000만원정도 많은 금액에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시세차익을 나누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매물을 선점한 뒤 이를 되파는 것이다.

인근 J공인의 G 사장은 "호매실동에서 일부 투기꾼들의 아파트 매집으로 9월부터 매물이 완전히 끊겼다"며 "이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사기가 힘들거나 예전보다 10~20% 정도 비싼 값에 사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전셋값 급승에 따른 대체 수요로 호매실동 집값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국지적인 현상으로 수원지역 전체 집값을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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