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일할 한국 애니감독 찾는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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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가 쌓아온 산업적 기반과 캐나다 정부가 추구해온 예술 애니메이션에 대한 지원이 결합하면 세계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캐나다 국가영상위원회(NFBC) 자크 벤시몬 위원장이 처음 방한했다. 한국.캐나다 수교 40주년을 맞아 2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서울시 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2003 캐나다 애니메이션 페스티벌-NFBC스페셜'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차관급이지만 수행원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왔다. 그는 지난19일 도착 즉시 영화 '죽어도 좋아''낙타'와 다큐멘터리 '영매' 등을 보았고 20일에는 EBS를 방문, 영화 감독 및 애니메이션 감독과의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벤시몬 위원장은 21일 센터 측과 공식적인 정보교류, 작품 배급 협조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단순히 서류 한장에 사인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다.

그는 대뜸 "NFBC에서 일할 만한 한국의 젊은 애니메이션 감독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해 양국간 인력 교환이 이번 계약의 첫째 결실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NFBC는 영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분야에서 국적.성별.나이를 불문하고 작품성을 추구하는 감독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명성이 높다.

벤시몬 위원장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한국과의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그는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는 미국의 할리우드에 맞서 다양한 문화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옛날에는 프로그램 시장에서 작품을 사고 팔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 가면 하품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주요 작품들은 시장에 나오기 전에 이미 거래가 끝났기 때문입니다. NFBC가 65년간 쌓아온 세계적인 방송사 및 배급사와의 네트워킹은 세계 시장을 노리는 한국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모로코 출신으로 몬트리올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영화공부를 한 벤시몬 위원장은 1967년부터 NFBC에서 일해왔으며 반프 텔레비전 재단 수석 부사장을 거쳐 2001년 4월 NFBC 위원장에 임명됐다.

글.사진=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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