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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유가락 대 잇는다 전북도립 국악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여보소 장모, 날로 보고 참소. 그러나 시장하니 밥 있거든 한술 주소』
『새야 새야 파랑새야 네가 머드러 나왔느냐』
전북전주시덕률동2부 덕률공원옆 한옥풍으로 정취있게 자리잡은 도립국악원(원장 황병근) 에서 울려퍼지는 판소리와 민요·가야금·농악 등 우리 가락은 전주가 국악의 본고장임을 실감케 하는 것이다.
전주대사습놀이 전수회관에 들어선 도립국악원은 국악의 저변확대로 전통문화를 보존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된 우리 가락의 종합전당이다.
부지 2천2백13평에 건평6백58평의 3층건물 도립국악원은 1층에 향토역사관과 거문고, 시조, 민요1·2, 대금반, 대사습회관이 있고 2층엔 판소리1·2·3, 무용, 관악, 현악1·2·3반이 있으며 3층에는 3백24석의 공연장과 농악반 음악실이 있다.
『처음엔 연수생들이 이렇게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할 것 같아 각급 학교와 직장, 그리고 각 가정에 「전북 도민이라면 한집에 한가지 이상 국악을 해야한다」는 전단을 배포했었습니다』고 황원장은 말했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제1기 연수생이 계획인원 2백50명보다 1백여명이 더 몰려 3백50명을 모집했고 이중 70%이상이 재등록했다.
그동안 연차례에 걸쳐 5천7백40명을 배출하고 현재6백90명이 연수중인 도립국악원 연수생은 국교생부터 주부 대학생들까지 다양하다. 『텔리비전에서 판소리와 가야금산조를 듣고 우리 가락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올1월에 등록, 가야금을 배우고 있다는 여대생 조정임양(22)은 『우리 가락을 배울 수 있는 도립국악원이 전주에 세워진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지방문화의 보존·발전에 기여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강사진 모두가 국가지정 또는 도지정 인간문화재이거나 전문가들이어서 자신들의 명예를 걸고 지도해주기 때문에 발전이 아주 빠릅니다』 황원장은 인간문화재 8명·전문가 6명등 14명의 강사진이 기초반 6개월, 연구반1년(기초반 수료자), 전문반3년(연구반 수료자) 과정으로 지도하고 있는데다 연수생들이 진지하게 배우다 보니 개원 3년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졌던 도립국악단을 개원 1년만에 창립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엄정한 선발을 거쳐 창극부 14명, 연주부 29명, 무용부 8명 등 51명으로 창립된 도립국악단은 도민의 날과 시·군의 날에 시·군민 위안공연에 출연하고 군산·이리지역 군부대 및 경로잔치 등에 출연하고 있다. 지난해는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악제에서 관현악·판소리·창극을 공연, 갈채를 받았다.
이밖에 도립국악원은 대학과 공공기관의 국악연구 경력자 3명으로 국악연구단을 발족시켰다.
이들은 소멸위기의 민속악을 발굴 채보, 원형을 재현하고 판소리·민요·농악 등 전라민속과 국악의 이론을 정립하며 시나위 및 민요의 재현과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립국악원은 국악연구단서 발굴한 민속악 가운데 우수분야는 문화재로 지정받아 육성시킬 것이라고 한다.
황원장은 올해 도립국악원에 국악자료실을 설치·운영하고 강사진의 정례발표회를 매달 셋째주 토요일에 실시하는 한편 국악단을 창극부22명, 연극부35명, 무용부13명 등 70명으로 늘려, 전북지역은 물론 서울공연을 추진, 국악의 본고장서 펼치는 우리 가락의 아름다움을 전국에 떨칠 것이라고 했다.

<전주=모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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