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생명 매각 기업은행과 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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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준(사진) LIG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이 계열사인 LIG생명보험을 매각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구 부회장은 3일 "현재 기업은행과 실무진 차원에서 얘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 부회장은 "생보업은 산업 구조상 업계 1~2위가 되지 않으면 언젠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추가 투자를 통해 LIG생명의 시장점유율을 높일지, 가장 시너지 효과가 있는 곳에 매각할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100원짜리 회사가 있는데 다른 사람이 150원 이상 가치가 나가는 회사를 만들 수 있고 나에게 이 회사를 130원에 사겠다고 한다면 무조건 '노(No)'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또 "LIG손보가 매출에만 집중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현재 가장 강조하는 것은 내실화"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을 얘기할 때 매출 기준으로 서열 1위, 2위로 표현하기 때문에 매출로 '화장'하는 것이지 실제는 내실화가 중요하다"며 "나는 월급쟁이 사장이 아닌 사주인데 올해 매출이 조금 올라갔더라도 내년에 매출이 다시 줄어들 것 같으면 이를 좋아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LIG손보는 올 7월까지 기업의 매출 격인 원수 보험료가 1조27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는 앞으로 LIG손보의 판매 채널은 오프라인(보험설계사), 판매 상품은 장기보험 위주로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이나 다이렉트 보험 시장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5~10년간은 보험설계사를 통한 오프라인이 LIG손보의 주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자동차보험은 많이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장기보험 등에 치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상호를 LG화재에서 LIG손보로 바꾼 것에 대해 그는 "대만족"이라고 자평했다. 회사에 대한 인지도가 예전보다 더 높아졌으며 자체 설문조사 결과 상호가 바뀐 것을 알고 있다는 고객이 90%에 육박했다는 것이다.

LIG손보는 1999년 LG그룹에서 분리된 뒤 상표권 계약에 따라 5년간 LG라는 사명을 무료로 사용하고 지난해 초부터 상표 사용료를 LG에 지급했으며 올 4월부터 새 상호를 썼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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