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이 겪는 애증과 갈등을 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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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민주화추세와 함께 80년대 후반 들어 우리 문단을 강타했던 지리산 빨치산을 소재로 한 연극이 공연되고 있이 화제다.
카톨릭신자들이 중심이 돼 창단한 극단 산맥(카톨릭문학운동연합 연극분과)은 48년부터 53년까지 지리산 일대를 무대로 군경과 빨치산의 무력충돌, 이 과정에서 지식인·농민출신의 빨치산들이 겪는 애증과 갈등을 묘사한 『독립 제 4지대』(일명 남부군)를 서강대 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빨치산들의 이야기가 연극무대에 올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독립 제4지대』는 『태백산맥』 『지리산』『남부군』『정순덕』 등의 작품을 종합해 구성한 것.
이 작품은 봉건제적 유습의 굴레와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자신의 가족과 땅을 꿋꿋하게 지켜 온 이 땅의 민초들이 해방이후 격동의 소용돌이에서 정치적·사상적으로 겪는 갈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전개되는 이데올로기적 투쟁과 이의 희생물로서 자신은 철저히 파괴돼 가지만 참 세상의 도래에 대한 신념 어린 모습을 의식의 변화 속에 잘 그려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성극단에서 보여주는 상업주의적 경향을 철저히 배제하고 역사 속의 구체적인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것이 이 극단과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
연출은 『흥부굿』등을 연출했고 16mm영화 『1980 한국환상곡』(불 문화원에서 발표)등을 감독했던 서광석씨가 맡았다. 2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요일 오후4시·6시30분. 서강대극장. (334)8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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