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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빚 갚는데 3억9천만원 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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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도술(崔導術)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지난해 대선 직후 SK 측에서 11억원을 받아 이중 3억9천만원을 대선 자금 빚 청산 등에 쓴 혐의로 15일 밤 구속 수감됐다.

崔씨를 이틀째 조사한 대검 중수부(安大熙 검사장)는 崔씨가 받은 돈에 대가 성격이 있다고 보고 그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함께 적용했다.

검찰은 崔씨가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아들 결혼식 날인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P호텔에서 손길승(孫吉丞)SK그룹 회장과 만나 "SK의 기업 활동에 협조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양도성예금증서(CD)로 11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崔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함으로써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盧대통령의 대선 자금 모금.사용 과정의 불법성이 불거질지 주목된다.

검찰 조사 결과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부산 선대위 회계 책임자였던 崔씨는 孫회장과 절친한 부산상고 선배인 부산은행 간부 출신 이영로(李永魯.63)씨에게 "선대위 활동과 관련해 지게 된 빚을 해결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李씨는 대선 당일인 12월 19일 부산의 한 횟집에서 孫회장을 만나 "대선 과정에서 10억여원의 빚을 졌는데 이를 도와주면 앞으로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SK그룹과 관련한 문제가 생겼을 때 선처해 주겠다"며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崔씨는 검찰 조사에서 "孫회장에게 받은 CD를 李씨에게 전달한 뒤 李씨에게서 몇차례에 걸쳐 모두 3억9천만원을 받아 대선 때 진 빚을 갚거나 개인적으로 썼다"며 청탁 대가 부분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의원을 불러 대선 전 SK에서 현금 1백억원을 받았는지를 추궁했으나 崔의원은 "SK에서 돈을 1원도 받은 적이 없고 孫회장을 만난 적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崔의원을 17일 재소환한 뒤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강주안.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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