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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경력으로 본 헌재 재판관 후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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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대 후보 병실 찾아 '무죄 선고' 화제

전효숙.조대현 재판관에 이어 세 번째로 헌법재판소에 입성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법시험(17회) 동기다. 노 대통령과는 연수원 동기 친목모임인 '8인회' 멤버다. 1979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래 부산.경남 지역에서 법관 생활을 했다. 암으로 죽음을 앞둔 피고인의 병실을 찾아가 무죄를 선고했던 '출장 재판' 일화로 유명하다. 반면 여성 승객을 집단 성폭행한 택시기사 세 명에게 "목숨을 뺏은 것과 다름없다"며 징역 15년~무기징역의 중형을 선고하는 등 유죄가 인정된 범죄에는 단호했다. 창원지법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전국 최초로 화이트칼라 범죄의 양형 기준 등을 마련했으며, 외부인사가 참여한 '법정언행개선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사법개혁에도 앞장섰다. 2002년 20여 년간 모아 온 사료를 정리해 '이순신 평전'을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희옥 후보 첨단 범죄 수사에도 정통

신문학 석사, 법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검찰 내의 대표적 학구파 검사다. '형사소송법연구'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 '최신형사판례해설' '판례형사소송법' 등 많은 저서를 펴냈고, '즉결심판제도의 연구' 등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88년 한국 최초의 증권 전담 검사로 임명돼 경제 전문 검사로 활약했다. 대검 환경과장 재직 시절에는 '낙동강 페놀사건'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또 수원지검 1차장검사 재직 때는 '컴퓨터 수사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첨단범죄수사에도 일가견이 있다. 지난해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권 지휘 파동 이후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무난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영준 후보 로스쿨.배심제 도입 관철

법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재판과 행정 두 분야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일찍부터 대법관 또는 헌법재판관 후보로 거론됐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차장으로 재직하면서 사법개혁 작업에 참여했다. 당시 법원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로스쿨과 배심제 도입을 관철시켰다. 뛰어난 갈등 조정력과 협상력으로 법원 노조로부터도 높은 점수를 얻어 노조가 추천하는 대법관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초로 만든 법리가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사례가 가장 많은 현직 법관일 만큼 재판 분야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여.야가 합의로 추천한 것도 드문 일이다.

민형기 후보 부녀자 상대 범죄에 중형

판결은 엄중하지만 재판을 부드럽게 진행하는 '외유내강'형 법관이다.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 적용으로 유명하다. 북한동포 돕기운동 성금을 모금한 조총련 간부에게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국보법상 편의제공 부문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또 경제 전문지를 북한 공작원에게 전달, 국보법상 간첩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뇌물을 받은 공무원.성폭행범.보건사범에 대해서는 준엄하게 책임을 물었다. 2000년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인사 시스템을 손질했고, 금융계좌 압수수색 영장전담판사 제도 도입에도 앞장서는 등 행정 능력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을 맡아 대선자금 사건 등 대형 형사사건을 깔끔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동흡 후보 유죄 의원에 "소송비 내라"

이론과 실무 능력을 고루 갖춘 법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반 민.형사법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지식재산권.조세 분야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 사건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파기하는 선고를 많이 해 '법원은 공정위 손을 들어 주는 곳'이라는 인식을 깼다. 서울고법에서 선거사건 재판부를 맡고 있던 2004년, 국가가 소송 비용을 부담하던 관행을 깨고 '형을 선고할 때 피고인에게 소송 비용의 전부.일부를 부담하게 해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유죄를 선고받은 국회의원들에게 소송 비용을 부담시켰다. 지난달 수원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협의이혼 상담.숙려 기간 시행 경험 및 성과'를 분석한 글을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리는 등 발로 뛰는 법원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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