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나면 앞장서서 싸우겠다" 한 10% 중 14% 일 4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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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개국 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전쟁이 났을 때 앞장서서 싸우겠다는 의지가 일본이 가장 강한 반면 한국은 가장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청소년개발원에 따르면 3국의 중.고교 2학년과 대학생 등 총 2939명을 대상으로 역사인식과 국가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일본 청소년 41.1%가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응답했다. 중국(14.4%)이나 한국(10.2%)보다 훨씬 높았다.

일본 청소년들은 그 다음으로 '일단 몸을 피함'(38.4%), '상황 보며 결정'(11%), '할 수 있는 역할 수행'(4.4%), '외국으로 출국'(1.7%)을 꼽았다. 반면 한국에선 '상황 보며 결정'(34.4%)이 가장 많았고, '할 수 있는 역할 수행'(30.8%), '일단 몸을 피함'(13.2%), '외국으로 출국'(10.4%)이 뒤를 이었다. 중국에선 과반수가 '할 수 있는 역할 수행'(55.7%)에 응답했다.

국가적 자긍심은 중국이 가장 높았다. 중국 청소년 중 60%가 '중국인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해 한국(37.7%)이나 일본(21.5%)를 크게 상회했다. 또 중국 청소년은 62.2%가 나라의 미래에 대해 '크게 나아질 것'이라며 희망을 나타냈다. 한국은 '조금 나아질 것'이란 응답이, 일본은 '조금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대답이 가장 많았다.

각국 청소년이 꼽은 자국민의 장단점은 나라별로 달랐다. 한국 청소년은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은 단결심, 단점은 성급함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근면성과 이기심, 일본은 예의바름과 사치스러움을 각각 장단점으로 꼽았다.

한.중.일 3국이 중심이 되는 아시아 국가연합을 결성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63.5%)과 중국(53.1%) 청소년들은 과반수가 찬성하는 데 반해 일본은 '찬성한다'(44.5%)와 '그저 그렇다'(45.3%)는 응답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청소년개발원과 중국의 청소년정치학원 청소년정책연구소, 일본의 쇼케이대학원대학이 3~6월 공동으로 실시했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오해섭 부연구위원은 "한.중.일 청소년들은 대체로 국가연합 결성에 지지하는 성향을 보였다"며 "이들이 사회 주역이 되는 10~20년 뒤 과거사 문제를 뛰어넘는 한.중.일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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