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맨들 돌연 '술병' 내리쳤다, 英게이커플 새벽4시 날벼락

중앙일보

입력

영국 버밍엄에서 게이 커플이 한 무리의 남성들로부터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으며 논란이 되고 있다.

버밍엄 게이 빌리지의 모습. [트위터 캡처]

버밍엄 게이 빌리지의 모습. [트위터 캡처]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새벽 게이 커플인 패트릭과 롭은 집들이 차 친구의 집을 방문한 뒤, 버밍엄 시내에 위치한 ‘게이 빌리지’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오전 4시쯤 이들이 술집에서 나오는 순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조용히 다가왔다. 이에 롭은 차 안에 풍선이 든 것을 보고 “오늘 생일이신가 봐요”라며 다정하게 안부를 건넸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새벽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혐오범죄의 대상이 된 롭과 패트릭. [트위터 캡처]

지난 14일(현지시간) 새벽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혐오범죄의 대상이 된 롭과 패트릭. [트위터 캡처]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온 건 각종 동성애 혐오 발언과 비방이었다.

이에 패트릭은 남성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지만, 이들은 곧 그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자동차로 달아났다.

이후 이 남성들은 교차로에서 신호등에 가로막히자 뒤쫓아온 롭과 패트릭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한 남성의 손에는 술병이 들려 있었고 머리를 가격당한 패트릭은 현장에서 정신을 잃었다.

롭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게이 빌리지는 당신이 되고 싶은 무엇이 되어도 안전한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캡처]

롭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게이 빌리지는 당신이 되고 싶은 무엇이 되어도 안전한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캡처]

롭도 머리와 손이 베이는 등 심각한 상처를 입고 곧바로 버밍엄 시립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이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롭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들은 생일이어서 풍선을 들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마약성으로) 흡입하던 것이었다. 뒤쫓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게이 빌리지는 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밍엄 경찰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해 “아랍계 혹은 아시아계로 추정되는 남성들을 뒤쫓고 있다”며 “피해자들은 이전에도 동성애 혐오 범죄의 표적이 됐었고, 그저 도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던 사람들에 대한 끔찍한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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