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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환자 81.3% 직·간접 흡연…“100세 시대 금연은 필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10여년 조사결과 발표 

폐암 환자의 X레이 사진. [서울 아산병원]

폐암 환자의 X레이 사진. [서울 아산병원]

국내 폐암 환자의 81.3%가 직·간접 흡연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 소재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지난 10여년 간 의학원을 찾은 폐암 환자를 추적 조사한 결과다.

 의학원은 이날 2010년 개원 이후 최근까지 10여년간 의학원에서 PET/CT(양전자방출 단층촬영기) 촬영을 거쳐 폐암 판정을 받은 1551명을 조사한 결과 69.8%인 1082명이 직접 흡연자였다고 밝혔다. 폐암 환자의 11.5%인 186명은 간접 흡연자였다. 폐암 환자의 81.3%가 직·간접 흡연자인 셈이다.

폐암 환자의 70%가 직접 흡연자 

폐암환자의 흡연 비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폐암환자의 흡연 비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번 조사는 환자의 의무기록 조사와 검사 전 면담, 전화·설문조사 등 문진을 통해 이뤄졌다.

폐암 판정을 받은 직접 흡연자 가운데 남자는 94%인 1017명이었으며, 여자는 6%인 65명이었다. 폐암 판정을 받은 간접 흡연자는 남자 7명, 여자 171명이었다.

 조사 결과 직·간접 흡연 경험이 전혀 없는 폐암 환자도 18.7%인 291명이나 됐다. 이 가운데 남자는 75명, 여자는 216명으로 여자가 더 많았다. 직접 흡연자는 폐암 진단 당시 평균 나이가 66.1세였으며, 평균 흡연력은 40.5 갑년(Pack-year-smoking)이었다.

흡연자의 폐암 진단 당시 나이는 66세 

연령별 흡연 비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령별 흡연 비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갑년이란 1년 동안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웠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 담배 소비량이다. 하루 한 갑씩 30년 동안 피운 사람의 흡연력은 30 갑년, 하루 반 갑씩 30년 동안의 흡연력은 15 갑년이다.

 연령대별 흡연자 비율은 7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80대에서 가장 높은 47.8 갑년을 보였다. 젊은 층인 50대 이하에서 흡연자 비율은 감소하고 있으나 고연령으로 갈수록 흡연자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의학원은 덧붙였다.

 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은 “흡연으로 인해 수많은 질병과 사망이 발생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20% 정도로 높다”며 “폐암 환자의 흡연율이 70% 정도였으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문진 등의 방법을 사용한 이번 연구에서 81.3%가 흡연과 연관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장수시대 폐암 걸릴 확률 높아져” 

2020년 9월 1일 부산 연제구 연산초등학교 정문 옆 벽면에 금연환경 조성을 위한 트릭아트 홍보 그림이 전시 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20년 9월 1일 부산 연제구 연산초등학교 정문 옆 벽면에 금연환경 조성을 위한 트릭아트 홍보 그림이 전시 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송봉근 기자

 양 과장은 또 “흡연에 따른 폐암 등 질병은 20여년 뒤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장수시대 고령화로 80~90세까지 살다 보니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100세 시대 현대인에게는 금연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매년 5월 31일을 세계 금연의 날로 지정했다. WHO는 1998년 7월 흡연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하여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발표한 ‘담배추방구상(TFI)’에 따라 범세계적 차원에서 담배추방을 위한 국제공조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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