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는 왜 속옷을 입고. 앙리는 안입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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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박지성은 있다. 아데바요르·티에리 앙리는 없다. 답은 속옷이다.

2006독일월드컵 한국의 경기를 자세히 보면 상대팀 선수들은 속옷을 안입었는데. 한국선수들은 민소매 속옷을 꼭 입고 출전했다.

시청자들은 “더울텐데 왜 속옷을 입나”“왜 붉은색인가”라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축구를 직접 해본 축구조기회 선수들 조차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후반이 되면 옷무게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인데. 왜 속옷을 입었을까”라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러나 이 속옷 하나에도 최첨단 과학과 마케팅이 숨어있다.
더위 속에 열리는 월드컵 기간 내내 선수들은 체온상승으로 후끈거리는 몸과 장대비 같은 땀과의 전쟁을 벌인다. 90분 경기 중 약 85분 이상 달리고 빠르게 걷고 뛰는 선수들은 높은 체감온도와 땀에서 비롯된 불쾌감으로 인해 체력 저하를 느낀다.

그래서 현대의 유니폼은 원래 경기내내 선수들이 흐르는 땀으로 인한 불쾌감과 체력저하를 느끼지 않도록. 신속하게 땀을 흡수하고 체온유지를 하게 돕기 위해 나날이 발전해오고 있다. 여기에 선수들의 근육을 보호해주는 ‘속옷’을 한국은 하나 더 준비한 셈이다.

그럼 왜 토고나 프랑스 선수들은 속옷을 입지 않았을까.
월드컵 32개 출전국 중 총 26개국이 나이키·아디다스·푸마의 유니폼을 입는데. 토고의 푸마유니폼과 프랑스의 아이디사 유니폼은 별도의 속옷(언더셔츠와 언더팬츠)을 제작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선수들의 속옷은 나이키제품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나이키프로. 선수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이 속옷은 국내에서는 시판되지 않는 완전수입품이다.

국내 스포츠웨어 제조사인 ‘스켈리도’측은 “현재 국내 프로야구 전 구단은 유니폼 안에 기능성 스포츠 언더셔츠를 입는다. 그러나 프로축구 K리그 선수들은 아직도 각 구단이 제공한 면티셔츠를 받혀 입고 있다. 땀에 금방 젖으니 하루에도 여러 번 옷을 갈아입기 일쑤”라면서 “경기력 향상 효과를 아는 일부 K리그 선수들은 스스로 언더셔츠를 사입고 있다”고 전했다.

강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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