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서 41년 전 탄두 10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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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조사 결과 확인한 탄두. [사진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조사 결과 확인한 탄두. [사진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5·18 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에서 80년 당시의 격전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탄두 10개가 발견됐다. 이 중 일부는 정밀조사 결과 M16 소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3개는 M16서 발사된 걸로 확인 #탄흔 의심 흔적도 924개 남아 있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13일 “옛 전남도청 건물 일대에서 탄흔 조사를 한 결과 탄흔으로 의심되는 흔적 총 924개를 발견했고 탄두 10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복원추진단이 찾은 탄두 10개는 옛 전남도청 내부 1층 서무과(8개)와 경찰국 외벽(2개)에 남아 있다. 10개의 탄두 중 서무과에 남은 탄두 3개와 경찰국 2개 등 5개는 추출돼 실체가 확인된 상태다.

복원추진단은 5·18 당시 사진과 영상 속에서 찾은 옛 전남도청 탄흔 추정지를 비파괴 검사 방법으로 분석해 71곳도 발견했지만, 수리·보수돼 탄두가 남아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복원추진단은 서무과에서 찾은 탄두 3개가 M16 소총탄인 사실을 확인했다. 80년 5월 당시 전남도청 벽면과 같은 벽체를 만들어 사격한 뒤 확보된 탄흔 표본과 벽체를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M16 탄두라는 사실을 검증했다. 국립과학수사원을 통해 총탄 성분 분석과 탄두 표면에 남은 총강 흔적도 교차 확인했다.

복원추진단은 경찰국에서 나온 탄두 2발도 M16 소총탄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서무과에서 발견된 탄두보다 훼손 상태가 심해 구체적인 조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옛 전남도청 벽면 외에도 1980년부터 자리를 지킨 나무에서 탄두가 발견됐다. 옛 전남도청 본관 앞 은행나무 속에서 3개, 회의실 옆 소나무 속에서 2개가 확인됐다. 하지만 수목 고사 우려로 인해 탄두를 추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복원추진단 관계자는 “탄두가 남은 나무들은 80년 5월부터 도청에 있었기 때문에 사적과도 같은데 추출할 경우 고사할 위험이 있다”며 “전문가 자문을 통해 탄두 추출이 가능한지 따져본 뒤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원추진단이 찾은 924개의 탄흔 중 454개는 탄약 잔존 성분 검사 등 추가 검증을 할 예정이다. 사진·영상으로 찾았지만, 수리·보수된 탄흔 추정지 71개도 함께 검증한다. 추가 검사 결과 발표 시기는 옛 전남도청 복원공사 완료 시점으로 예상된다. 이번 탄흔 조사의 모든 과정은 영상으로 담아 옛 전남도청 복원 이후에 공개되며, 이번에 확인된 탄두 10개의 흔적도 영구 보존된다.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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