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비아그라, 심장 스트레스 완화시켜

중앙일보

입력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화학명: 실데나필)가 호르몬에 의한 심장 스트레스를 크게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카스 박사는 미국심장학회(AHA)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신호(10월24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비아그라가 화학적으로 유발된 심장 스트레스에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생각되어왔던 것과는 달리 비아그라가 심장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카스 박사는 말했다.

카스 박사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질환이 없는 건강한 남녀 35명(평균연령 30세)을 대상으로 심박동과 심장의 펌프능력을 강화시키는 합성화학물질인 도부타민(dobutamine)을 투여하고 이들 중 절반에게는 비아그라(100mg), 나머지에게는 가짜알약을 먹게한 뒤 3시간 후 두 그룹 모두에 2차로 도부타민을 주사했다.

이와 함께 두 차례의 도부타민 주사 전후에 혈압, 심전도, 심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다.

도부타민을 투여하면 감정 스트레스, 운동 스트레스 또는 심부전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경계가 심장기능을 증가시키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타난다.

도부타민의 1차 투여 후 두 그룹은 모두 심장수축기능이 150% 증가했다. 가짜 비아그라가 투여된 그룹은 2차 투여 후에도 마찬가지 였다. 그러나 비아그라가 투여된 그룹은 도부타민의 1차 주사때 올라간 심장수축기능이 2차 주사 후에는 50% 감소되었다. 혈류량과 혈압도 그리 많이 올라가지 않았다.

이는 비아그라가 도부타민의 효과에 브레이크를 걸어 도부타민에 의한 심장수축의 강도를 크게 떨어뜨렸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카스 박사는 설명했다.

카스 박사는 비아그라를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심장기능을 증진하고 심근비대 환자의 경우 심장의 만성스트레스반응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앞으로 비아그라가 심부전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스 박사는 앞서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심부전과 심근비대를 유발시킨 쥐들에 비아그라를 투여한 결과 증세가 회복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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