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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데뷔한 다운증후군 청년 강민휘

중앙일보

입력

다운증후군에 걸린 청년이 영화배우로 데뷔해 화제다. 영화 '사랑해 말순씨'에 조연으로 출연한 강민휘(24)씨가 그 주인공.

다음달 '행운의 편지'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고 믿는 소년 광호(이재응)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강씨는 실제처럼 다운증후군을 앓는 장애우로 출연한다. 극중 강씨는 광호에 호감을 느껴 다가가지만 광호는 그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에 거부감을 느낀다. 영화는 다음달 3일 개봉한다.

처음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지만 연예인에 대한 그의 꿈은 이미 2월 KBS의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그의 이야기를 다룬 책 '천사 배우가 되다'가 출간되기도 했다.

24일 이 영화의 기자시사회 직전 만난 그가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꼽은 것은 달리는 장면. "유난히 달리는 장면이 많아 다리에 쥐가 나기도 했다"고 말하는 그는 "발음 연습이 만만치 않았다"며 신인다운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속 연기를 위해 그는 개인 강사 3명과 조감독의 열정적인 지도를 받았다.

'사랑해 말순씨'가 데뷔작이지만 그의 영화 출연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다. 나사렛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정식 오디션을 거쳐 연예기획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했으며 이번 영화도 오디션을 거쳐 배역을 따냈다.

다른 길을 걷지 않고 그가 배우의 길을 택한 것은 4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여동생의 격려 덕이 크다. "먼저 간 동생이 늘 '오빠는 연기자가 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워줬다. 동생의 격려가 힘 들때마다 용기를 나게 해주는 원동력인 것 같다"는 말이 쑥스러운 웃음과 함께 들려온다.

강씨의 끼는 이미 그의 주변에서는 유명하다. 어릴적부터 TV를 보며 노래와 춤을 부르기를 즐겨하던 그는 학교 축제때도 무대에서 춤을 추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강동원 같은 카리스마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는 다음달 말 촬영에 들어갈 뮤직비디오를 위해 춤 연습에 몰두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드라마에도 출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연기자가 되면서 가장 즐거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라는 흔하지만 진심을 담은 대답이 돌아온다.

"다른 장애우들에게 희망을 주라고 하나님이 저를 연기자로 이끄신 것 같아요.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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