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불미스런 일 국민에 사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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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전 재신임을 받을 것을 밝히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문희상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갑작스런 기자회견을 가졌다.

모두 발언
오늘 예정 없이 특별 자리 마련한 것은 최도술씨 문제에 대한 저의 입장을 국민에 설명하기 위해서다.

최도술씨는 약 20년 가까이 저를 보좌해 왔고 최근까지 보좌해 왔다.수사결과 사실이 다 밝혀지겠지만 그러나 그 행위에 대해서 제가 모른다 할 수가 없다.입이 열개라도 그에게 잘못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선 제가 책임져야 한다.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 생긴데 대해 국민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아울러 책임을 지려고 한다.수사가 끝나면 그 결과가 무엇이던 간에 이 문제를 포함해 그동안에 축적된 여러가지 국민들의 불신에 대해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

재신임의 방법은 그렇게 마땅하지 않다.국민투표 생각해 봤는데 거기엔 안보상의 문제라는 제한이 붙어있어 재신임의 방법으로 적절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공론에 부쳐 적절한 방법으로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시기에 관해서는 역시 공론에 물어보고 싶지만 국정 공백과 혼란이 가장 적은 시점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회피하기 위해 오래끌지는 않을 것이다.아무리 늦더라도 총선 전후까지는 신임을 받으려고 한다.

일문일답
-결심은 오늘 아침에 한 건지.
“인도네시아에서 최도술비서관 보도 보면서 오래 생각하고 그렇게 해서 결심했다.그 다음에 공론에 붙이자는 것은 무엇을 모호하게 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방법이 무엇인지 제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제도가 애매하다. 말은 중간평가·재신임,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방법은 적절한 절차 갖고 있지 않다.국민들의 공론을 모아봐야 한다.”

-많은 고민이 있었을 텐데,최도술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고 문제를 언제 인지했는지.
“검찰수사가 신뢰를 받아야 한다.검찰 수사가 끝날때까지 이 문제에 대해 내가 아는 것 모르는 것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검찰이 이 수사를 결심했을 때는 진상을 밝혀낼 각오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결과는 수사에 맡겼으면 좋겠다.”

-최도술 사건이 직접 계기가 된 것 같다.다만 그동안 축적된 국민들의 불신,이렇게 말했는데 대강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잠시 생각)그…그렇죠.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아주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단단한 신뢰를 받지 않으면 중요한 국정 제대로 처리해내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그러나 어떻든 저는 여러가지 상황에서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죠.그런 상태에서 지금 이와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국민들이 그 수사결과가 어떻든 저를 불신할 수밖에 없다.저는 모든 권력적 수단을 포기했다.도덕적 신뢰 하나만이 국정을 이끌어갈 밑천일 뿐이다.그 문제에 적신호가 왔기 때문에 이제 국민들에게 겸허히 심판 받는게 필요하다.이상태로 어정쩡하게 내가 1년 2년 국정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가든 부든 상황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것이 국가를 봐서라도 필요하다.저 스스로 이 상태로 국정을 운영해 가기에는 어렵다.좀 전에 말씀드린대로 도덕적 신뢰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있을때 어떤 장애라도 극복해 나갈 수 있지만 그 문제에 대해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고 자부심이 훼손된 상태에서 어떻게 이끌어가나.언론환경도 나쁘고, 국회환경도 나쁘고, 솔직히(내뱉듯이) 지역적 민심환경도 나쁘다. 이 상황에서 권력에 대한 단순한 욕심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만 이끌 수 있다. 최도술 사건에서 빚어진 일은 자신감 가지고 힘있게 국정을 추진해 나가기에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직접 관련된 비리도 아니고 일개 비서관의 수사가 진행 중인 이런 상황인데 이런 문제와 관련해 중간평가성 평가를 받겠다,현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안됐는데 그동안 공과에 대한 평가를 받겠다는 것은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검찰 수사 결과 큰 비리가 아니거나 최도술 개인비리와 관련된,대통령과 무관한 것으로 규정될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도 평가를 받겠다는 이런 말이 계속 유효하게 되는지.

“예.수사 결과 어느쪽으로 어떻게 나더라도 국민들은 저와 무관하다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그리고 그만일로 무슨 재신임이냐 이렇게 물으실 지 모르나 우리 국민들은 지금 그 이상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지 않느냐.저도 신문 보고 국회에서 발언을 듣는다.여러 정치하는 사람들이 제게 지금 말씀드린 이 이상의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지 않느냐.우리 국민들도 이와 같은 의혹이 없는 깨끗한 대통령을 원하고,의혹이 있더라도 심판을 받더라도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으면서 책임을 사면을 받은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어정쩡하게 의혹 받는 대통령을 바라겠나.정치개혁 국가적 과제인데 대통령이 어정쩡한 태도로 책임을 모면해 가려는 대통령을 보고 (손짓)국민들이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나.정치개혁은 국가적 과제인데 우리가 모두 바라는 정치개혁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겠나.결코 무모하고 경솔한 선택이 아니라 달라진 시대 요구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 발언
이제 마무리 말씀 드리겠다.
제가 이와같이 심판 받는 것임을 국민들께 말씀드렸으나 재임하는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기존의 국정 방향과 원칙 조금도 흐뜨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국정혼란이나 공백이 없도록 할 것이다.제가 임명하면서 말했듯이 개혁 대통령 안정 총리라고 말했던 총리가 계시다.이전보다 더 책임있게 잘 보좌하고 국정을 이끌어 가 줄 것.국정혼란 있거나 중도 좌절되거나 그런 일이 있지 않을 것이다.그런 걱정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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