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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미인 만들기 못말리는 열풍

중앙일보

입력

"여자들이 성형수술까지 받으면서 미인이 되려고 하는 건 한국 사회가 그걸 원하기 때문 아닌가요. 우리 사회 풍토 자체가 이미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있으면서, 그걸 TV를 통해 공개적으로 보여준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어요. 욕하는 사람들도 막상 외모 콤플렉스를 무료 시술로 해결해준다는 제안을 받는다면 아마 마다하기 쉽지 않을걸요."

26일 가슴 성형수술을 위해 서울 압구정동의 한 성형외과를 찾은 패션 전공 여대생 김소연(22)씨는 최근 '인조미녀 만들기'논란을 빚은 케이블 패션뷰티 채널 동아TV의 '도전! 신데렐라'에 대한 시민단체 등의 비판 여론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투였다. 여성민우회는 지난달 "여성들을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로 몰고가는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말라고 요구했었다.

평범한 외모의 여성을 성형수술을 통해 미인으로 변모시켜주는 과정을 보여주는 '도전! 신데렐라'의 출연자 세 사람 중 한 사람인 金씨는 이달 들어 이미 동아TV의 협조로 눈 쌍꺼풀 수술과 코 높이기, 허벅지 지방 흡입술을 받았다. 치아 미백 등의 과정이 아직 남아 있지만 성형수술로는 이날 가슴성형이 '인조미인'이 되기 위한 마지막 순서였다.

다른 출연자 두 사람은 보톡스 시술과 코 수술 등 비교적 간단한 수술만 받았다.

金씨는 "지난해 말 방송 내용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들끓었을 때 잠시 위축됐지만 이제는 인터넷에서도 오히려 응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나 자신도 수술 결과에 1백20% 만족한다"고 말했다.

金씨의 말처럼 당시의 비난 여론은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부추긴 결과가 됐다. 27일 마감하는 2기 신데렐라 모집에는 신체적 약점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는 이들을 위한 '재건성형' 위주로 진행한다고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3천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1기 도전자 선발 당시 1천2백명이 몰린 데 비하면 반응이 폭발적이다.

게다가 20대 여성 일색이었던 1기 모집 때와 달리 이번에는 남성 지원자가 10% 가까이나 되고, 이 가운데 40대 중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형에 대한 남자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실제로 2기 신청자 게시판에는 남자도 응모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이 올라와 있으며, 남성 응모자의 사연도 '당당해지고 싶다''두꺼비 왕자의 도전'이라며 뽑아줄 것을 호소하는 내용이 많다.

'도전! 신데렐라'의 김현아PD는 "2기 도전자는 1기 때와 마찬가지로 3명을 뽑을 예정이었으나, 지원자가 예상보다 많아 면접을 거쳐 5명 정도를 선발할 계획"이라며 "특히 남성들의 관심이 커 가급적이면 남성 신청자 가운데 한두 명을 도전자에 포함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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