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中 코로나 확산에 벌벌 떠는 이 업계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심상치 않다.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신화=연합뉴스]

특히 베이징과 가까운 허베이성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절(중국의 설)을 얼마 앞두지 않아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했을 당시, 춘절 기간과 맞물린 탓에 전염병이 더욱 급속도로 확산했던 전례가 있어서다.

다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로 꼽히는 곳은 베이징에서 약 300km 떨어진 허베이성 스자좡시다. 중국 정부가 서둘러 이 도시를 봉쇄한 이유다.

모두가 초긴장 상태지만, 특히나 이 사태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업계는, 바로 철강 업계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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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생산되는 철강의 약 20~25%가 허베이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CNBC방송은 에너지 및 원자재 정보 제공업체인 S&P 글로벌 플래츠의 보고서를 인용해 "당장 철강 생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조업체들이 작업을 중단하고 예년보다 일찍 문을 닫게 되면 수요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연히 재고는 쌓여가고 있다. 허베이성 내 일부 지역이 봉쇄되며 제철소 주변 지역 역시 꼼짝없이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트럭 운송은 중단됐고, 철도가 유일한 운송 수단이 됐다. S&P 글로벌 플래츠는 "허베이성 스자좡의 철강기업인 '징예그룹'이 대표적"이라며 이곳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고 전한다.

봉쇄 지역은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이 때문일까. 일부에선 매입업자들이 봉쇄 연장을 대비해 현금흐름을 잠시 정지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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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철강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허베이성이 '잠시 멈춤' 모드에 들어가며 수요가 떨어져 최근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 한파가 들이닥친 탓에 여러 곳에서 건설 공사가 중단된 이유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철강 생산지역이 봉쇄되면 철광석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 연료용 점결탄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역시 춘절이 관건이다.

지난해와 달리 춘절 기간에 코로나19가 제대로 통제된다면 철강 수요는 다시 늘 것으로 전망된다. 봄을 맞아 여러 건설 공사가 다시 시작되면 이것 역시 호재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시엔 중국 입장에선 골치 아파진다.

상하이에서 백신을 맞는 한 주민 [로이터=연합뉴스]

상하이에서 백신을 맞는 한 주민 [로이터=연합뉴스]

이를 눈여겨 봐야 하는 건 중국이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이라서다. 세계 철강 제품들의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이 나라의 철강 가격에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기회를 포착하려는 우리 철강업계의 눈 역시 중국을 향하고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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