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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축구장에 심세동제거기 비치 권고

중앙일보

입력

내년 6월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포르투갈의 각 경기장에 일부 극성팬들의 심장 발작에 대비, 심세동제거기 같은 응급구호장치를 비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의사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의사들의 이같은 주장은 한.일 월드컵이 열린 지난해에 갑작스런 심장 발작으로 인한 사망이 60%나 늘었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BBC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의 한 연구팀이 2001년과 2002년 병원 밖에서 심장발작에 의한 사망자 수를 비교해 본 결과 월드컵이 열린 지난해의 사망자 수가 2001년에 비해 60% 많았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월드컵과 직접 연관돼 있음을 입증하진 못했지만 축구경기장에서의 소음과 집단적 흥분상태가 일부 사람들의 심장에 압력을 주는 점 등을 고려할때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의학저널에 발표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팀이 아르헨티나팀에게 페널티 킥 승부로 졌을때 심장발작 환자가 평소보다 25% 증가하는 등 주요 축구경기가 열릴 때마다 심장발작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연구팀은 축구경기를 관람할 때 느끼는 스트레스와 불안.초조감은 심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경기관람 중 몸을 덜 움직이면서 담배와 술을 많이 하는 것은 심장발작 위험을 한층 더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포르투갈 심장학회장인 마뉴엘 카레게타 박사는 "소음이 심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할 때는 집단흥분 상태에 빠져들어 심장발작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2004 유로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10곳에 심장발작 환자 발생에 대비해 심세동제거기 같은 응급구호 장치들을 비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관람 전 식사를 적게 하고 커피와 술을 피하면 심장발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축구팬들에게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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