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장이 사병 담뱃불로 지져

중앙일보

입력

구타와 성폭행 등 군내 군기문란 행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자신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며 담뱃불로 부하 사병의 팔을 지진 부대장이 구속됐다.

육군은 지난달 14일 오후 8시께 경기 파주시 문산읍 모 식당에서 부대장인 자신과 부대 간부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며 담뱃불로 김모(21) 일병의 오른팔을 지진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파주 모 부대 황모(40) 소령을 보직해임하고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사건당일 오후 7시께 김 일병과 함께 식당에서 밥과 술을 먹던 황 소령은 "대대장이 지휘를 못해 부대가 엉망이다. 우리부대 간부 아무도 못믿겠다"는 김 일병의 말에 격분해 "담뱃불로 지져버리겠다"고 하자 김 일병이 "할테면 해봐라"고 대들자 김 일병의 오른팔에 두 차례에 걸쳐 담뱃불로 지진 혐의다.

육군은 "김 일병이 평소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말을 잘 하지 않는 등 우울증세를 앓아와 황 소령이 부대밖에서 밥과 술을 사주며 이를 면담하던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작년 12월 이 부대로 배치받은 김 일병이 지난 5월22일 군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우울증 판정을 받았으며 최근까지 약물치료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황 소령은 사건 직후 김 일병과 부대원들에게 사과했으나 최근 잇따른 군내 구타사건과 관련해 각 부대를 조사하던 육군에 의해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한편 해당부대는 지난 1월 차량정비를 하던 사병이 압사하고 작년 11월과 올 1월 2명이 탈영한데 이어 동료 병사를 괴롭힌 혐의로 5명이 올초 영창에 수감되는 등 사고가 잇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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