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졸·중퇴자도 현역으로 입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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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현역병 입대 판단 기준이었던 문신에 이어 학력 기준도 사라진다. 학력과 무관하게 현역으로 입영한다는 얘기다. 사실상 사회적으로 논란이 돼온 기준들을 모두 없애는 셈이다. 2020년대 중반부터 병역 자원이 급감하는 것에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병무청, 문신 이어 학력제한도 폐지 #“복무기간 단축에 병력 고갈” 지적도

병무청은 학력과 무관하게 신체등급(1~3급)만 충족하면 모두 현역병 처분을 하도록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실시한다고 16일 행정 예고했다. 내년 2월 17일 첫 병역판정 검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때부터 폐지 규정은 실질적으로 적용된다. 현재는 고졸 이상 학력자만 현역병이 될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중학교 이하 의무교육을 마치지 못한 사람도 현역 대상이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고교 중퇴’ 이하 학력자는 1~3급을 받아도 보충역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본인이 원할 경우에만 현역병으로 받아들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세 남성 인구는 올해 33만 명에서 2022~2036년에는 22만~25만 명으로 줄어든다. 2037년 이후에는 20만 명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군 안팎에선 “병역자원 고갈을 살피지 않고 무리하게 복무 기간을 단축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군 관계자는 “병력을 대규모로 감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병역 연인원만 줄어든 구조”라면서 “병역자원 문제를 더 가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더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학력 사항을 폐지했다”며 “조기에 사회 진출한 기술·기능 분야 종사자 등이 기술병으로 입대하는 등의 장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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