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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맛자랑] 흑돼지 구이 '최고'

중앙일보

입력

누군가 나에게 제주 음식을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하면 망설임 없이 '제주 음식은 살아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제주의 음식은 섬사람 제주인의 삶과 문화의 숨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즐겨 찾는 향토음식은 제주산 흑돼지고기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해주시던 고기 맛에 길들어 있는 점도 있겠지만 비계와 살코기가 적절히 섞여 쫄깃쫄깃하면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은 다른 지역 돼지고기 맛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오랜 지인을 만날 때마다 자신있게 돼지고기집으로 끌고 들어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생명 탄생의 근원인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신선한 어류 역시 내 입을 사로잡는 메뉴다.

탁 트인 태평양의 맑은 공기와 신선한 바람이 있는 바닷가 횟집에서는 대도시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천연 그대로 싱싱한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면 서귀포 아케이드 상가 주변의 시장통 횟거리를 찾아 배를 채우기도 한다.

특히 오분자기가 들어간 해물뚝배기는 나에게 별난 음식이다. 겉으로 보기엔 육지의 된장 뚝배기와 비슷하지만 해물이 많이 들어 있어 국물이 구수하면서 시원하다.

제주 음식은 뭍 음식보다 세련된 맛과 모양을 내진 못하지만 살가운 투박함을 지니고 있어 나에게 더욱 정겨운 '살아있는 먹거리'로 와닿는가보다.

강상주<서귀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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