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세균 감염됐다면 비타민 C 섭취해야

중앙일보

입력

위장 내 헬리코박터 세균 감염자가 비타민C를 먹으면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김대성 교수는 최근 비타민C가 헬리코박터 감염자의 위암 발생률을 38%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비타민C가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암 환자군 4백94명과 위암이 없는 대조군 3백23명의 비타민C 섭취량과 헬리코박터 감염 상태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다.

헬리코박터란 위장 속에 서식하는 세균. 염기성을 띤 특유의 암모니아 구름을 생성함으로써 강력한 위산 속에서도 거뜬히 살아남는다.

헬리코박터는 재발성 궤양은 물론 위암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감염자는 비감염자에 비해 수십년 후 4~6배나 높은 위암 발생률을 보인다. 우리나라 성인의 80% 가량이 이 세균에 감염돼 있는 상태다.

김대성 교수는 "헬리코박터 세균은 위장의 점막세포에서 염증을 일으키고 이때 발생하는 유해산소가 DNA의 손상을 초래해 위암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비타민C는 유해 산소의 작용을 차단하는 강력한 항산화제이므로 헬리코박터 감염자의 위암 발생률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헬리코박터는 혈액 검사나 내시경 검사.숨쉬는 공기를 이용한 요소 호기(好氣)검사 등의 방법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헬리코박터 세균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된 사람은 위암 예방 차원에서 비타민C를 먹는 게 권장된다.

비타민C는 음식을 통해 얻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채소나 과일 섭취가 부족할 경우 알약의 형태로 복용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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