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 동물복제보다 쉬울 수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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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인공 수정 전문가 세베리노 안티노리의 인간복제 선언을 둘러싸고 윤리적, 의학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간복제가 동물복제보다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14일 B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듀크대학 의학연구소의 랜디 저틀 박사는 오는 29일 발간되는 의학전문지 `인간 분자 유전학'(Human Molecular Genetic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인간은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동물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동물복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방사성 종양학자인 저틀 박사는 종양을 억제하고 태아 성장을 조절하는 IGF2R라는 유전자를 연구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이끌어 냈다.

그동안 복제에 성공한 양, 돼지, 쥐와 대부분의 비(非)영장류의 경우 문제의 유전자가 1개 밖에 없기 때문에 자연임신때와는 달리 복제때 이 유전자의 이상으로 거대한 태아, 기형아, 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저틀박사는 밝혔다.

동물은 암컷으로부터 이 유전자 1개만을 유전받고 숫컷의 유전자는 온전하기는 하지만 기능이 정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과 영장류는 부모 양측으로부터 1개씩의 완전하게 기능하는 이 유전자를 받기 때문에 복제의 경우에도 문제의 유전자에 이상이 생길 확률이 훨씬 적다고 저틀박사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이안 월머트 박사는문제의 IGF2R 유전자가 동물복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의 하나인 추정된다고 시인하고 그러나 복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유전자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월머트박사는 인간과 동물간의 문제의 유전적 차이 발견으로 인해 인간복제가고무되서는 안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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