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강남아파트 통매입에 대출 잘못…즉시회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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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삼성월드타워 아파트(가운데) 모습. 연합뉴스

20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삼성월드타워 아파트(가운데)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해 논란을 부른 사모펀드와 관련해 이번엔 정부 규제범위를 벗어난 대출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출을 실행해준 새마을금고는 즉시 대출금액 중 일부를 회수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 사모펀드는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1동을 약 400억원에 매입하면서 7개 새마을금고에서 총 27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날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측은 이 대출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최근 인지하고 대출 실행 과정을 재검토했다. 그 결과 대출금 270억원 중 100억원가량이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를 초과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시행된 12·16 부동산 대책은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달리 적용하도록 했다. 시가 9억원까지는 40%, 9억원 초과 15억원 미만은 20%를 적용받는다. 사모펀드의 이번 대출은 정부의 이러한 규제를 벗어난 것이라는 게 새마을금고 측의 입장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규제를 초과해 대출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 회수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또, 정책을 벗어난 대출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조사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앞서 지난달 19일 이지스자산운용이 삼성월드타워를 통째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14층 높이의 이 건물은 46가구가 사는 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다. 개인이 이 아파트 전체를 소유하다 사모펀드 측에 매도한 것으로, 매입가액은 420억원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아파트의 리모델링을 계획 중이다. 매도인 측은 이날 정부의 다주택자 주택처분 방침에 따라 매도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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