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與상임위 싹쓸이에…"독재 문 열려, 탁자 엎고싶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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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회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된 29일 미래통합당의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늘 의회민주주의가 무너졌다"며 여당 측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목 졸라 질식시키고 있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이날 여야는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 모두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는 여당을 향해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며 "야당과의 협의 없이 의장단을 선출하고,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고 했다.

또 그는 "야당 몫이던 법사위를 탈취했다"며 "오늘은 우리 야당에 돌아올 7개 상임위원장을 포함 12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야당과의 의사일정 합의 없이 본 회의를 열고, 예결위에서는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정책질의를 하겠다고 한다"며 "야당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 일당 독재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0년 6월29일, 오늘을 역사는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조종을 울린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야당이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요구한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단 하나였다. 지금까지 여야가 늘 그랬던 것처럼. 생소하거나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집권세력이 최종적으로 가져온 카드는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차지한다’는 기괴한 주장이었다"며 "'너희가 다음 대선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 가봐'라는 비아냥으로 들려, 저는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협상 과정에 대해서도 주 원내대표는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오늘 오전 협상이 끝날 무렵 국회의장은 제게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했다"며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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