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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지혜] ´가을 맛´을 일년내내…

중앙일보

입력

한창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오곡이 풍성한 가을. 이 때가 되면 나는 언제나 재래시장을 돌아 한창 물이 오른 과일과 채소를 풍족하게 사들인다.

이렇게 사들인 채소와 과일을 나만의 방법으로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으면 일년 내내 가을의 풍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주변에서는 한겨울에도 수박을 먹을 수 있는 요즘 시대에 제철 과일과 채소를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며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역시 제철 채소의 맛은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 내 고집이다.

또 하우스에서 재배된 채소는 샐러리맨의 박봉이 감당하기엔 다소 버겁다는 것도 내가 가을재래 시장을 순례하는 이유 중 하나. 생선이나 고기는 사계절 모두 비슷한 가격이지만 채소나 과일 등은 계절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덕분에 일년 내내 우리집 냉장고의 한구석을 차지하는 것은 냉동 보관된 각종 과일과 채소들이다.

나만의 저장법을 조금 소개하자면 우선 밤은 삶아서 깐 후 냉동보관해 뒀다가 약식 등의 요리에 사용한다.

생밤을 냉동실에 넣으면 맛과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꼭 삶아서 냉동 보관해야 한다.

대추는 질 좋은 것을 사다가 깨끗이 씻어 채를 썰어 설탕에 재워두면, 겨우내 대추차를 끓여 먹어도 좋고 약식 만들 때 한 숟갈 넣어 버무려도 좋다.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에 덜 익은 감, 즉 땡감을 사다가 곶감을 만들어 먹는 것도 별미다. 땡감의 껍질을 깎아 실에 꿰어 베란다에 말렸다가 하얀 분이 나면서 말랑말랑해지면 거둔다.

딱딱해지기 전에 거두어 낸 감을 꼭꼭 눌러 납작하게 만든 후 10개씩 봉투에 넣어 냉동실에 얼려두면 심심할 때마다 꺼내 먹을 수 있다.

꽁꽁 얼린 채로 꺼내 한여름의 아이스크림처럼 먹어도 좋고, 녹여 곶감으로 먹어도 좋다.

또 청량고추와 풋홍고추는 꼭지를 딴 후 깨끗이 씻어다가 가지런히 비닐봉투에 넣어 얼리면 얼큰하고 맛깔스러운 맛을 잃지 않으며, 풋콩을 색깔별로 사다가 깨끗이 씻어 냉동한 후 필요할 때마다 꺼내 밥에 넣어 먹으면 가을철 풋콩밥의 맛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도 있다.

곽희수 <주부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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