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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외래진료 거부에 동네 병·의원도 휴진

중앙일보

입력

전국 의과대 교수들의 외래진료 거부 3일째인 7일 동네 병.의원들도 휴진이나 단축진료를 해 극심한 진료공백 상태가 우려되고 있다.

도 각 대학병원에서는 교수들의 외래진료 거부로 환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한 암환자들을 외래환자라는 이유로 돌려보내거나 진료와 수술예약을 계속 연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서울시내 일부 동네 병.의원에서는 아예 셔터를 내린 채 휴진에 들어가 환자들이 발길을 되돌렸다.

서울 용산구 갈월동 M병원에서는 전문의 4명이 모두 명목상 파업에 참가하고 있으나 이중 2명은 응급환자와 정기검진 환자를 상대로 제한적 진료를 하고 있다.

이 병원은 그러나 예약 및 신규환자들은 돌려보냈다. 각 대학병원에서는 교수들이 3일째 외래진료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한 암환자와 만성질환자들이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외과계, 내과계, 소아병동별로 긴급처방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기존 진료차트를 근거로 해 약처방 위주여서 정상진료가 이뤄지지 않았다.

병원측은 중환자가 아닐 경우 긴급처방 후 퇴원할 것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이 병원은 오전 8시30분부터 45분간 진급진료센터 컴퓨터가 다운되는 바람에 환자 80여명이 약처방을 받지 못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 연세대 의대교수협의회와 전공의.전임의 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5백여명은 이날 오후 의대 강당에서 `의약분업에 관한 대토론회´를 갖고 파업의지를 다질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오는 15일로 예정된 전면파업에 대비, 현시국에 대한 분석과 함께 내부 결의를 다지기로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도 전공의들이 교대로 응급실에만 들어가 진료에 임하고 있으며 전임의들은 제한적 진료에 참가하고 있는 상태.

이에 따라 이 병원의 외래환자 수는 하루 평균 1천400명 수준으로 파업 전의 절반에 불과하고 병상가동률도 50%를 밑돌고 있다.

한양대병원은 이날 3층 주사실을 `임시통합 처방실´로 운영하고 처방이 필요한 재진환자를 중심으로 처방전을 발행해주고 있다.

악성 뇌종양으로 서울대병원을 찾은 김모(31.여) 씨는 "긴급한 암환자인데도 입원이 안되는 현실이 너무 무섭다"면서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전혀 받지 못하고 진통제만 투약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천식을 앓아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이모(60) 씨는 "`의술은 인술´인데 일단 환자를 돌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아무리 파업을 한다하더라도 만성질환자와 암환자들은 예외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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