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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진료거부 이틀째…외래진료 마비

중앙일보

입력

전국 의과대 교수들의 외래진료 거부 이틀째인 6일 각 대학병원에서는 정상진료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환자들은 교수들의 외래진료 거부로 진료에 차질을 빚자 `교수들의 파업은 환자들을 볼모로 한 직무유기´라며 교수들의 조속한 진료복귀를 촉구했다.

서울대병원은 내과.외과.소아병동의 경우 긴급처방센터를 마련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으나 교수들의 외래진료 거부로 진료에 차질을 빚고있다.

긴급처방센터에는 내과 4명, 외과 6명, 소아병동 3명 등 13명의 전임의가 배치돼있으나 재진환자에 한해 기존 진료차트를 근거로 약처방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 과 처방센터 앞에는 환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고 내과계의 경우 대기석 50석을 넘는 80여명의 환자들이 3∼4시간 가량 줄을 서 진료를 기다리기도 했다.

연세대 부속 신촌 세브란스에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각 과당 전임의 1명씩이 나와 1개의 진료실을 개방했으나 가정의학과, 성형외과의 경우에는 진료실을 아예 폐쇄한 상태.

또 암센터도 항암주사 처방을 받기 위해 40여명의 환자들이 찾았으나 전임의 1명만이 처방을 해 환자들이 장시간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다.

환자들은 "내과에도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등 다양한 분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임의 2명이 전문분야와는 상관없이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양대병원에서는 이날 오후들어 환자 수가 3백여명으로 평소의 4분의 1로 줄어 들었으며 고려대 부속 안암병원도 교수들이 중환자를 제외하고는 신규 외래진료에서 철수한 가운데 병상가동률이 50%를 밑돌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교수들이 외래진료에서 손을 떼 경미한 환자의 경우 약처방만 해주거나 동네 병.의원 등 1,2차 의료기관을 알선해주고 있다.

서울중앙병원도 이날 오전 각 과별로 당직 전문의 1명씩 나와 처방전 위주로 진료에 임하고 있으나 외래환자 수가 급격히 줄었다.

방광염 검사결과를 보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박병익(72.서울 마포구 서교동) 씨는 "오늘 검사결과가 나와 주치의와 여러가지를 상담할 예정이었다"면서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때"고 말했다.

서울중앙병원을 찾은 윤남기(56.서울 종로구 명륜동) 씨는 "갈수록 병원오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환자들을 생각해 정부나 의사들이 한발짝씩 양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암환자라고 밝힌 박춘섭(67.전남 순천시) 씨는 "이제 병원을 쳐다만 봐도 지긋지긋하다"면서 "의사와 약사의 밥그릇 싸움과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로 국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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