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피해자 위한 '트라우마센터'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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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인근 유해발굴 작업 현장 [사진 제주4·3평화재단]

제주공항 인근 유해발굴 작업 현장 [사진 제주4·3평화재단]

국가 폭력 피해자를 위한 '트라우마 센터'가 제주에 문을 연다.

제주 4·3트라우마센터, 6일 제주복합관사에서 개소

행정안전부는 오는 6일 국가 폭력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한 제주 4·3트라우마센터를 연다고 밝혔다. 제주복합관사에 설치되는 트라우마센터는 제주 4·3사건 희생자와 유족을 위한 시설로 제주4·3평화재단이 운영을 맡는다. 정부는 국가의 폭력으로 인한 희생자와 유족 치유를 위해 올 초부터 광주와 제주에서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 지원사업을 해왔다.

행안부는 "국가폭력 피해자 등의 트라우마 치유에 전문적인 치유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 제주도에 트라우마 센터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제주는 4·3사건 생존희생자와 유족을 비롯한 트라우마 치유 대상자가 1만8000여 명에 달한다"며 "생존 희생자의 39.1%, 유족의 11.1%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PTSD) 고위험군으로 시급한 치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가 폭력에 의한 트라우마 치유는 덴마크 비영리 민간단체인 디그니티가 세계 최초로 지원하고 있다. 디그니티는 국가폭력과 고문 피해자에 대한 기록, 예방, 재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으며 연간 3000명에게 치료와 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4·3트라우마센터는 디그니티의 사례를 참고해 치유·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정영은 제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정신건강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된 인력이 트라우마 치료를 담당하게 된다. 피해자를 대상으로 개인 상담과 집단상담, 심리교육과 예술치유 프로그램, 물리치료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재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과거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아가 화해와 상생을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주4·3트라우마센터의 치유 활동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도움과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센터 운영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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