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후 얼굴 시커멓게 변한 의사…뇌출혈로 생명 위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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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중심병원 비뇨기과 의사 시절 진료 중인 후웨이펑의 모습(위)과 코로나19에 감염돼 얼굴이 시커멓게 변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모습(아래). [중국 베이징TV 캡쳐]

우한중심병원 비뇨기과 의사 시절 진료 중인 후웨이펑의 모습(위)과 코로나19에 감염돼 얼굴이 시커멓게 변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모습(아래). [중국 베이징TV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감염돼 얼굴이 시커멓게 변한 우한 의사 후웨이펑(胡偉鋒)의 증세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 펑파이신문은 23일 우한 화중과기대 퉁지(同濟)병원 의사를 인용해 “후웨이펑이 전날 밤 뇌출혈 증상이 발생했으며 현재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고 전했다. 후웨이펑이 근무했던 우한중심병원 부원장도 이 사실을 확인했으며 응급 처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펑파이 신문은 23일 후웨이펑이 전날 뇌출혈로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펑파이신문 캡쳐]

중국 펑파이 신문은 23일 후웨이펑이 전날 뇌출혈로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펑파이신문 캡쳐]

후웨이펑은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TV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투를 벌이다 기적적으로 회생한 두 의사의 소식을 전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그의 시커멓게 변한 얼굴은 코로나19 치료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고스란히 드러내며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피부 변색은 치료 과정에서 폴리믹신 B(Polymyxin B)라는 항생제를 사용한 결과였다.

우한중심병원 비뇨기과 부국장인 후웨이펑이 아프기 전 아내와 아들과 함께 찍은 모습 [웨이보 캡쳐]

우한중심병원 비뇨기과 부국장인 후웨이펑이 아프기 전 아내와 아들과 함께 찍은 모습 [웨이보 캡쳐]

당시 영상에 등장한 의사 2명 중 1명인 후웨이펑은 말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지난 1월 15일 병원에서 근무 도중 감염된 그는 이날까지 99일째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왔다. 리수셩(李樹生) 우한중심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그가 “자가 호흡이 어려워 체외막산소화장치(에크모ㆍECMO)를 지속적으로 부착한 상태로 치료를 받아오다 이달 10일 성공적으로 에크모 분리에 성공했다”며 “여전히 호흡이 느리지만 회복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신장 손상을 입었고 격일로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며 “신체 상태가 전반적으로 약해 아직 앉아 있을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아직 말을 할 수 없던 후웨이펑은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 잔칭위안에 감사를 표하며 '의료사의 기적'이라고 썼다. [중국BTV 캡쳐]

아직 말을 할 수 없던 후웨이펑은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 잔칭위안에 감사를 표하며 '의료사의 기적'이라고 썼다. [중국BTV 캡쳐]

후웨이펑은 영상에서 자신을 치료해 온 중일우호의원 중증의학과 주임 잔칭위안(詹慶元)이 베이징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러 오자 눈물을 글썽이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감사의 표시였다. 그리고는 종이를 달라고 한 뒤 “의료 역사의 기적”이란 문구를 썼다. 이를 본 잔칭위안은 “내가 아니라 당신을 포함해 우리 모두가 해낸 일”이라고 화답했다. 병실에 보호복을 입고 함께 있었던 후웨이펑의 부인도 잔칭위안을 향해 “꼭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이 영상이 전해진 지 사흘만에 후웨이펑이 다시 위독해진 사실이 전해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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