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약청 발표 의미] ´다이옥신 초유´ 정말 괜찮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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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이 15일 발표한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 연구´ 결과는 식의약청뿐 아니라 서울대 등 대학연구소 및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전문가들이 망라된 국내 최초 국가기관 차원의 종합연구라는 의미를 갖는다.

연구결과는 환경호르몬과 유방암의 상관관계를 밝혀낸데다 국민의 막연한 불신을 불러일으켜 온 유아용 젖병 및 젖꼭지.음료수 캔 등의 조사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연구 기간이 짧고▶표본수가 적다는 문제점도 있어 공식적인 기초조사라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환경호르몬 문제가 없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일부 조사 대상자의 모유에서 검출된 다이옥신 농도가 예상을 뛰어넘은 점은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식의약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추적하는 후속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남성의 정자수 변화〓연세대 이무상(李武相) 교수는 정액 1㎖에 들어 있는 정자수는 1995년 9천7백67만마리에서 99년 8천9백60만마리로 줄었지만 조사환경의 차이 등을 감안할 때 의미있는 변화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액의 양이나 정자의 활동성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李교수는 "이 분야의 환자가 늘어나 임상적인 관점에서 정자수가 감소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내분비계 장애물질의 영향이 없거나 아직 정자수 감소를 일으킬 만큼 시간이 경과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고 분석했다.

◇ 한약재〓감초.계피.갈근 등 20종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생약의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는 없거나 현행 식품공전과 국제식품규격에 비해 미량이 검출돼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 콩류 등〓칡가루와 푸른콩.땅콩 등에서 가장 많은 환경호르몬 추정물질이 검출된 것을 비롯, 대두.두부.콩나물 등에서도 나왔다. 그러나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는 없었다. 조리방법에 따라서도 큰 변화가 없었다.

◇ 선천성 기형〓단국대 고경심(高敬心) 교수팀이 7개 병원 1만5천여건의 분만 및 사산사례를 대상으로 선천성 기형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1.8%로 나타나 외국의 3%에 비해 낮았다. 생후 1주일 후 발생한 기형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아 발생률이 낮게 나타났을 수 있다는 게 식의약청의 설명이다.

◇ 대책〓정부는 이번 연구를 포함해 10년간 총 4백50억원을 들여 환경호르몬 관련 시험연구 사업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사연구에 필요한 전문 연구인력을 충원하고 실험장비를 보강하는 한편 2009년까지 전문연구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피해예방 10대 지침]
▶야채.과일에 묻은 농약을 깨끗이 씻은 뒤 먹는다.
▶가능하면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제철 농산물을 먹는다.
▶생산 후 이송과정이 긴 농산물.식품은 피한다.
▶드라이클리닝 세탁물은 바람을 쐰 다음 집안에 들인다.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주택가에서 농약.살충제 사용을 자제한다.
▶컵라면이나 랩으로 싼 음식을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지 않는다.
▶어린이가 플라스틱 장난감을 입에 물지 않도록 한다.
▶오염물질의 해독.배출능력이 뛰어난 비타민을 섭취한다.
▶세척제.표백제 사용을 자제하고 쓰레기 발생을 억제한다.

강찬수.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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