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확진자 절반, 입원치료도 못받는다···570명 자택격리 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오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 및 방역 관계자들이 이송 환자에 대한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 및 방역 관계자들이 이송 환자에 대한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집에 있는 환자가 27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총 57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이들 중 100여명을 이날 중으로 입원 조치할 예정이지만, 그리해도 여전히 470여명의 확진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는 중이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자택 격리 확진자 26일 309명에서 261명 늘어났다. 이들은 집에 격리된 채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한다. 이들에 대한 감시는 각 보건소 전담 직원들이 하루에 두 번 전화로 증상을 묻는 것이 전부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교수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이들은 자가격리 중인 환자가 아니라 입원 대기 중인 환자”라며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 입원 대기 중 자가격리를 하며 (보건 당국이) 보호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중 기저질환 보유자ㆍ고령자ㆍ호흡곤란 등 중증질환 환자를 먼저 입원 조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 대구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총 1013병상이다. 26일 하룻동안 549병상을 추가로 확보해 대구시 내 확진자 수(1017명)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그러나 집에서 대기하는 570명의 확진자 중 이날 100여명만 입원 조치 될 예정이다. 나머지 470여명은 여전히 집에서 대기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확진자들의 방역 조치와 119구급차 이송 등 입원 조치가 매우 까다롭다"며 "확진자 입원에 따르는 의료인력 수급 문제도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입원시킬 수가 없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의 병상을 확보하려면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단 기존에 입원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들에게 감염병이 옮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입원할 확진자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증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처럼 병상 수 확보에 시간이 걸려 확진자가 입원하지 못한 채 집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26일 오전 대구시 북구 학정동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입원을 위해 병실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대구시 북구 학정동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입원을 위해 병실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병원에서 환자를 직접 돌보지 못하면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환자 상태가 급격히 변할 때 치료를 제 때 받을 수 없는 탓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현재는 (입원 대기 중인 확진자는) 처음 파악한 증상에서 변화가 있을 때 그 변화를 당국에 알리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원 대기 중인 이들은 상태가 어떻게 변화는지 정교하게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상태가 위중하게 변하는 것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해열제를 처방해야 할지는 의료진 사이에서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추가로 발생한 사망자 A씨(74)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서 대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씨는 고령에 신장이식을 받은 적이 있어 기저 질환자로 분류되지만, 입원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저질환이 있었지만, 기침과 발열 이외에 증상을 호소하지 않아 입원 대기 중이었고, 오늘(27일) 아침 오전 6시 54분 증상 변화가 나타났다”며 “이후 영남대 병원으로 환자 이송을 결정하는데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으나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해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저희는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대구=윤상언·김윤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