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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7 빈자리 노리는 토종 OS…인터넷뱅킹·한글호환 걸림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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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산 운영체제인 티맥스 OS. [사진 각사]

국산 운영체제인 티맥스 OS. [사진 각사]

PC 운영체제(OS) 윈도7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기술 지원이 14일을 끝으로 종료됐다. 국산 OS 업체 사이에선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윈도7의 사용자가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윈도10 홈’ 기준으로 20만8000원)이 들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국산 개방형 OS로 교체할 것을 권고한다.

정부, 티맥스OS 등 국산 사용 권고 #윈도 점유율 90%로 독점 생태계 #일반인보다 공공기관 활용 늘 듯

국산 OS 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OS·클라우드 전문기업인 티맥스오에스는 14일 “기업 고객이 윈도7에서 티맥스 OS로 바꾸면 윈도10보다 50%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에는 보안 강화 같은 다양한 기술 지원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고객이 3개월 사용 후 티맥스 OS로 전환하면 추가 3개월을 무료로 제공하는 ‘3+3개월’ 등의 혜택도 내걸었다.

국산 운영체제인 하모니카 OS(오른쪽) 사용 화면. [사진 각사]

국산 운영체제인 하모니카 OS(오른쪽) 사용 화면. [사진 각사]

국산 개방형 OS에는 하모니카 OS와 구름 OS 등이 있다. 2014년 정부 사업을 통해 개발을 시작한 하모니카는 경찰청·병무청·농림축산식품부 등 20여 곳이 도입했다. 현재 인베슘이라는 개발업체가 서비스 중이다. 구름 OS에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리눅스 기반의 개방형 OS여서 일반 소비자에겐 별도의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국산 OS가 당장 윈도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애플리케이션이 윈도7에 최적화돼 있어서다. 리눅스 기반의 OS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12만 명이 내려받아 사용 중인 하모니카 OS에선 카카오톡이나 MS 오피스를 쓸 수는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 등 일부 인터넷 뱅킹은 사용할 수 없다. 티맥스 OS에선 카카오톡과 MS 오피스 파일 등은 가능하지만 윈도 기반의 게임이나 포토샵 등은 안 된다. 일반인 대상으로 베타(시범) 서비스 중인 구름 OS의 경우, 아래아 한글에 대해 뷰어(보기) 기능만 제공한다.

조풍연 한국SW·ICT총연합회 회장은 “한국 소비자들이 윈도 OS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사업자가 다른 OS를 개발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국산 OS에 대한 사용이 늘면 은행·게임 같은 곳도 해당 OS를 지원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호환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OS 시장에서 윈도의 점유율은 2010년 99%였다. 최근엔 88.5% 정도로 떨어졌다. 윈도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관련 생태계를 키워온 반면 국산 OS의 생태계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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