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람 남편, 시진핑 면전서 반중 항의? 中애국가 울릴때 '꼿꼿'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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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밤 열린 '마카오 반환 20주년 기념파티'에 참석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남편인 시우포 람 박사(맨 앞줄 왼쪽 둘째)가 중국 애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홀로 부동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장면이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를 통해 공개됐다. [CCTV 캡처]

지난 19일 밤 열린 '마카오 반환 20주년 기념파티'에 참석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남편인 시우포 람 박사(맨 앞줄 왼쪽 둘째)가 중국 애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홀로 부동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장면이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를 통해 공개됐다. [CCTV 캡처]

중국 정부가 주최하는 ‘마카오 반환 20주년 기념파티’에 참석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남편이 중국 애국가 연주 때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홀로 박수를 치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지난 19일 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수뇌부가 대거 출동한 가운데 행사가 진행된 만큼 그의 행동이 중국에 대한 항의 차원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인터넷상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 등이 23일 전했다.

19일 밤 '마카오 반환 20주년 기념파티'서 #CCTV 통해 모습 공개되면서 구설 올라 #홍콩시위 때 아내 두고 "역사가 평가할 것" #영국 귀화…中애국가 따라부르는 게 비애국

캐리 람의 남편인 시우포 람(林兆波) 박사는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수학자로 홍콩 출신의 귀화 영국인이다. 이 때문에 캐리 람이 홍콩 행정장관에 올랐을 때 그의 남편과 아들의 국적 문제로 자격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람 박사는 이날 파티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 주요 내빈과 함께 맨 앞줄에 섰다. 행사 시작과 동시에 애국가인 '가창조국(歌唱祖國)'이 연주되자 캐리 람은 물론 거의 모든 참석자가 박수를 치면서 노래를 따라 불렀다. 하지만 람 박사는 정면만 응시한 채 두 손을 맞잡고 부동자세를 유지했다. 이런 모습이 중국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방송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홍콩 네티즌 사이에선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행동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람 박사는 홍콩 시위가 한창일 때 자신의 아내인 캐리 람을 두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발언을 해 그 의도를 놓고도 여러 가지 해석을 낳았다. 홍콩 민주파는 람 박사가 원조 홍콩인의 기질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풀이까지 내놨다.

반면 외국 국적자로서 당연한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영국인이 중국 애국가를 따라 부르거나 박수를 치는 행동 자체가 비애국적이라는 것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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