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홍콩 시위 대자보’ 훼손한 중국 유학생 입건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18일 부산대 한 게시판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이 대자보는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 모임'이라는 단체가 작성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18일 부산대 한 게시판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이 대자보는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 모임'이라는 단체가 작성했다. [연합뉴스]

부산대학교 내 게시판에 설치됐던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훼손한 중국인 유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부산대 학내 게시판에 설치돼 있던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훼손한 혐의(재물손괴 등)로 부산대 중국인 유학생 A씨(22)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달 18일 부산대 내 대자보 훼손한 중국 유학생 붙잡혀 #유학생 “외부 세력이 대자보 붙인 줄 알고 훼손했다” #대자보 붙인 학생연대 유학생 처벌 원치 않아 사건 종결

A씨는 지난달 18일 부산대 문창회관 인근 학생회 전용 게시판에 설치돼 있던 ‘홍콩 민중의 지팡이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자보는 부산대 학생으로 구성된 ‘자유 홍콩을 위한 학생연대(이하 학생연대)’가 지난달 13일 게시했다. 학생연대는 홍콩 경찰이 시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지팡이에 피를 묻히는 참사를 일으켰다며 홍콩 경찰을 규탄하는 내용을 대자보에 담았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학교 외부 단체에서 이 대자보를 설치했다고 생각한 A씨는 대자보를 중국인 유학생들이 붙인 거로 오해할까 봐 훼손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중재로 학생연대 관계자에게 이번 일을 사과했다. 학생연대는 A씨의 사과를 받아들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와 합의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은 고소인이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아 별다른 처벌 없이 사건은 종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2일부터 고려대를 비롯해 한국외대, 연세대 등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나 현수막이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홍콩 시위를 두고 한국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의 갈등이 커지면서 경찰 수사로 확대됐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과의 정례간담회에서 “5개 대학에서 7건의 신고가 접수돼 수사에 착수했고, (중국인 유학생) 5명을 입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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