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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마을도 엉터리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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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보건복지부가 지난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전국 최장수 마을을 선정해 발표했으나, 현장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잘못된 자료를 근거로 한 엉터리 선정이었음이 드러났다.

복지부는 경남 함안군 군북면 영운리 영운마을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주민 36가구 73명 중 51명이며, 이 가운데 80세 이상 노인은 34명으로 전국 최장수 마을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본지가 영운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이 마을은 28가구 49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5세 이상은 30명, 80세 이상 노인은 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마을 이장 진종술(62)씨는 "우리 마을이 전국 최장수 마을이라는 소리를 듣고 어리둥절했다"며 "이미 돌아가신 어르신들까지 실제 거주하는 숫자에 포함하는 등 잘못된 통계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군북면 관계자도 "영운마을이 주민등록된 인구가 워낙 적어 노인수를 감안한 비율로 따질 경우 통계상 높은 수치가 나올 수는 있다"며 "그러나 발표된 수만큼 노인들이 많이 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존 노인수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은 조사를 맡은 함안군이 현지 조사를 하지 않은데다, 전산처리 과정에서 지난 10년간 사망자까지 거주인구에 포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복지부 김경호 노인복지정책과장은 "해당 읍.면이나 시.군.구 등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선정했다"면서 "인력 부족으로 현지조사를 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최근 전국 최고령자를 인천 강화에 사는 1백14세 함순덕 할머니로 발표했다가 사망자로 드러나자 같은 1백14세인 경기도 부천의 양다학 할머니로 정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양할머니의 실제 나이도 95세로 확인되는 등 두차례나 부실한 조사.발표로 빈축을 산 바 있다.

함안=김상진 기자,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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