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 2일 한반도 관통…'위험 반원' 호남·영남 초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제18호 태풍 미탁. [자료 미 해양대기국(NOAA)]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제18호 태풍 미탁. [자료 미 해양대기국(NOAA)]

29일 오후에 촬영된 제18호 태풍 '미탁'. 태풍의 모습을 갖춘 상태다. [사진 미 해양대기국(NOAA)]

29일 오후에 촬영된 제18호 태풍 '미탁'. 태풍의 모습을 갖춘 상태다. [사진 미 해양대기국(NOAA)]

가을 태풍 '미탁(MITAG)'이 다음 달 2일 호남 지역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풍 진로의 오른쪽인 '위험 반원'에 해당하는 호남과 영남 지역은 비바람에 의한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미탁'이 29일 오후 3시 현재 마닐라 북동쪽 약 7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로 북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8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29m(시속 104㎞)이며, 강풍 반경은 290㎞로 중간 강도의 소형 태풍이다.

 제18호 태풍 '미탁'의 예상 진로(29일 오후 3시 기준). [자료 기상청]

제18호 태풍 '미탁'의 예상 진로(29일 오후 3시 기준). [자료 기상청]

태풍은 타이완 동쪽 해상을 지나는 30일 오후에는 중심기압 960hPa, 강풍 반경 340㎞의 강한 중형 태풍으로 더욱 발달할 전망이다.

이후 북상을 계속하면서 태풍의 세력이 다소 약화하겠지만, 제주도 서쪽을 지나는 다음 달 2일 오후까지도 중심기압 97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 강풍 반경 290㎞의 강한 태풍의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아직은 태풍의 진로가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태풍이 2일 오후 목포 부근에 상륙한 뒤 3일 새벽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태풍은 동해로 빠져나갈 때까지도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27m(시속 97㎞)를 유지하겠다.

또,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동안 강풍 반경이 300㎞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돼 호남과 영남, 충청, 강원 남부에는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태풍 미탁에 의해 다음 달 1일 새벽에 제주도와 전남, 경남에서 비가 시작돼 오후에는 전북과 경북으로 확대되겠다.

'미탁(MITAG)'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여성의 이름이다.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 6개 태풍. [자료 기상청]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 6개 태풍. [자료 기상청]

한편, 북상 중인 '미탁'까지 포함하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태풍은 18개 가운데 7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 숫자는 1950년과 1959년이 7개였다.
이에 따라 올해는 1959년 등과 반갑지 않은 '공동 1위'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올해 한반도로 태풍이 많이 온 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늦게까지 유지됐기 때문이다.

통상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크게 확장하는 한여름에는 중국 쪽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는 가을에는 일본 쪽으로 향하는데, 올여름 내내 크게 세력을 확장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세력을 유지했고, 대신 가을에도 세력이 확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반도로 태풍의 길이 열린 모양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