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지역으로 거론되는 한국과 일본을 향해 협박에 가까운 경고를 던졌다.
미국 중거리 미사일 거론에 격앙 #“사드 이상 엄청난 충격 가져올 것”
중국 관방의 속내를 전달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는 5일 “한국과 일본, 이 말부터 먼저 해야겠다”는 협박성 문구를 사설(모바일판)의 제목으로 뽑았다.
이 신문이 발췌해 강조한 말은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이 겨냥하는 밀집 표적이 되지 말아야 하고, 미국의 기세등등한 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돼선 안 된다는 점을 똑똑히 깨닫기 바란다”이다.
미국이 INF(중거리 핵 전력) 조약에서 탈퇴한 다음 날인 3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신형 정밀유도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다.
환구시보는 “중거리 미사일은 의심의 여지 없는 공격 무기로 이는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한 것 이상의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며 “어떤 국가든 미국의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이는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직접 또는 간접 적이 된다는 것으로 전략적으로 볼 때 제 몸을 불사르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어렵지 않게 미국이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한국과 일본이 맞닥뜨리게 될 위험은 과거 유럽 국가들이 소련과 대치했던 것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도와 중국과 러시아를 위협하게 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해 보복에 나서게 될 것인바 이 경우 미국으로부터 받는 압력에 따른 손실보다 중·러의 보복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한·일은 자국의 이익 실현 방식이 과거 미국 한 나라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젠 아시아의 강력한 발전에 따라 다원화됐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한·일이 미국을 따라 냉전으로 회귀할 경우 국가 이익의 실현은 악몽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중국의 경제 실력이 현재의 국방예산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지탱할 수 있다”며 “미국이 만일 아시아 군비 경쟁을 촉발하면 그 결과는 중국에 새로운 수퍼 무기고를 만드는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군비통제국은 6일 오전엔 미국의 INF 조약 탈퇴에 관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푸충(傅聰) 중국 군비통제국 국장은 미국의 INF 조약 탈퇴를 비난하면서 미국 미사일 배치의 주요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또 다른 경고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