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 '기술 전쟁'···내년 10월 최종 결론 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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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공지한 소송 일정. 최종 결론은 2020년 10월 무렵에 나올 예정이다. [사진 ITC]

US 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공지한 소송 일정. 최종 결론은 2020년 10월 무렵에 나올 예정이다. [사진 ITC]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 소송 일정이 확정됐다. ITC는 이달 초 양사에 소송 일정을 확정해 공지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재계 3·4위 간 소송전이 중반전에 접어들었단 평가다.

ITC가 공지한 일정에 따르면 소송 완료 시점은 2020년 10월 5일로 잡혔다. 이에 앞서 ITC는 이달 초 소송을 제기한 LG화학에 7월 22일까지 침해된 특허를 특정해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LG화학 관계자는 “ITC가 진행하는 통상의 절차대로 관련 서류 제출을 마쳤다”고 말했다.

ITC 일정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서류와 전문가 의견 청취를 통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 등이 내놓은 기술 개발 서류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대리인은 기술 개발 서류를 서로 교환한 다음 기술 침해 여부를 놓고 논박하는 과정도 거친다.

ITC는 소송과 관련된 청문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양사의 배터리 개발 전문가 등이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는 과정도 마련됐다. ITC 청문은 2020년 3월 2일부터 5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ITC 소송은 국내 소송 문법과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단 이번 소송은 당사자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을 대리한 미국 로펌이 소송을 전담하고 있다. 양사는 국내 로펌도 선임했지만 이번 소송에선 의견 전달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유출 우려가 있어 양사 법무팀에도 특정 기술과 관련된 구체적인 문서 등은 전달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말 제출한 65페이지 분량의 소장에서 “LG화학이 개발하던 폴크스바겐 배터리 플랫폼 기술을 SK이노베이션이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이어 “SK이노베이션이 조직적으로 LG화학의 지적 재산을 절도했다”며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 연관된 부품과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리튬이온 배터리와 배터리 모듈, 배터리셀, 배터리팩과 관련된 부품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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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송전과 별도로 국내에서도 관련 소송은 진행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LG화학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장에서 “1992년 전기차용 Na-S(나트륨황) 전지 개발, 시험용 전기차 제작을 시작으로 약 30여년에 걸쳐 2차 전지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Kd이노베이션은 9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배터리 개발 기술 역사를 압축하면서 “SKC와 SKC 아메리카에서 1996년부터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송을 통해 LG화학을 상대로 10억원을 우선 청구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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