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살린 한화 박윤철, 선발 데뷔전 5이닝 무안타 무실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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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박윤철.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 투수 박윤철. [사진 한화 이글스]

기회를 살렸다. 한화 신인 투수 박윤철(23)이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박윤철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부터 좋은 상황이 됐다. 1회 초 공격에서 제러드 호잉이 선제 3점 홈런을 때렸다. 3-0 리드를 안고 등판한 박윤철은 선두타자 이천웅에게 볼 2개를 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새롭게 연마한 스플리터를 활용해 삼진을 잡아냈다. 2번 신민재를 땅볼로 잡아낸 박윤철은 이형종에게 볼넷을 줬으나 김현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첫 이닝을 마무리했다.

박윤철은 2회 2사 1루에서 김용의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다. 그러나 우익수 호잉이 호수비를 펼쳐 가슴을 쓸어내렸다. 3회에도 2사 이후 볼넷을 허용했으나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끝냈다. 4회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1사 이후 채은성이 친 땅볼 수비를 하지 못했다. 투수와 1루수 사이로 온 공을 바로 잡지 못했고,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느나 송구를 떨어뜨렸다. 투수 실책. 하지만 유강남을 중견수 뜬공, 오지환을 삼진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4회까지 이미 84개를 던진 박윤철은 마지막 5회를 깔끔하게 막았다. 투수 땅볼 이후 삼진 2개를 연달아 잡아냈다. 5이닝 무안타·3사사구·7탈삼진·무실점. 투구수는 100개(53개). 볼이 많아 투구이닝은 적었지만 첫 선발 등판으로선 합격점이었다.

한화 선발진은 비상 상황이다. 채드 벨과 워윅 서폴드, 두 외국인 투수와 좌완 김범수를 제외한 두 자리가 비었다. 그 동안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던 장민재가 팔꿈치 염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우완 김민우도 부진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박윤철은 올해 연세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신인이다. 대학 시절 에이스로 활동했던 박윤철은 예상보다 낮은 순번(10라운드 93번)에 지명됐다. 시즌 초반 1군 등판 기회를 잡았지만 4경기만 던지고 2군에 내려갔다. 5월 초 다시 한 차례 올라왔다 내려간 뒤 돌아오는데는 한 달 보름이나 걸렸다.

2군에서 선발 준비를 한 박윤철은 드디어 데뷔 8경기 만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동안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었던 그는 처음으로 스플리터도 연마했다. 그는 "한 번도 손가락에 공을 끼워 던져본 적이 없다. 정민태 코치님 지도로 한 달 정도 연습했다. 2군 소프트뱅크전에서 효과를 봤다"며 "사실 잘 들어가는지 모르겠는데, 더그아웃에서 보기엔 떨어진다고 해서 자신있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박윤철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뒤 6회 초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불펜진의 난조로 3-4 역전이 이뤄지면서 박윤철의 첫 승 기회는 날아갔다. 하지만 장민재의 부상, 김민우의 부진으로 선발진 공백이 생긴 한화로선 반가운 호투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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