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공식 사과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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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미군 병사가 미성년자인 15세 소녀를 성폭행하고 그 일가족을 살해한 사건에 대해 미군 당국이 이라크 측에 공식 사과하기로 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30일 미 법무부가 이라크에서 근무하다 제대한 스티븐 그린(21)을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하면서 알려졌다. 그린의 소속부대였던 101공수사단 502보병연대의 1대대장인 코머스 컨크 중령은 3일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미군 지도자들이 공식 사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3월 12일. 그린을 비롯한 미군 네 명은 술을 마신 뒤 민간인 복장을 하고 소녀의 집을 찾아갔다. 그린은 다른 동료가 망보는 가운데 소녀의 부모와 7세 동생을 총기로 사살했다. 소녀도 성폭행한 뒤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3개월 넘게 묻혀 있던 이 사건은 지난달 미군 당국이 그린이 소속됐던 부대의 장병들로부터 '전투증후군' 보고를 듣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인성장애'를 이유로 이미 제대해 태연하게 살고 있던 그린을 체포해 기소했다. 그는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법정에 출두해 첫 재판을 받는다. 유죄 확정 시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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