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박영선 남편 로펌, 삼성에서 수백억원 수임료", … 삼성전자 "소송 관여한 적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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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남편의 로펌이 삼성으로부터 수백억원가량의 수임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변호사인 박 후보자의 배우자 이모씨가 소속된 로펌(DLA 파이퍼)의 수임 목록 13건(2008~2018년)을 공개했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과 김용남 전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추가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뉴스1]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과 김용남 전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추가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뉴스1]

이 의원은 “박 후보자는 삼성 저격수로 활약하며 공직을 이용해 뒤로는 돈을 챙기는, 그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사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김용남 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회 위원이 그 근거를 설명했다.

김 위원은 박 후보자의 남편 이 변호사가 소속된 로펌 ‘DLA 파이퍼’가 2008년부터 수임한 삼성 관련 사건 목록을 공개하고 사건을 수임하게 된 경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위원은 “제보에 따르면, 이 변호사가 삼성 그룹 미래전략실에서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이모 부사장에게 연락해서 ‘이번에 미국에서 벌어진 소송 관련 사건 좀 보내라’고 얘기하면 이 부사장이 그룹 내에서 ‘우리가 박영선에 덜 물어뜯기려면 도와줘야 한다’는 취지로 최고경영진 설득해 사건을 보내주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현재 13건을 확인했고 더 많은 사건이 있을 거로 생각된다. 건당 수임료가 수억~수십억 원에 이르는 사건이며 13건의 사건만 해도 수임료 총액이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박 후보자가 그토록 열심히 삼성의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하며 삼성 저격수로 활동한 것이 사실은 흔히 얘기하는 ‘공동지갑’인 남편의 사건 수임을 도와주기 위한 활동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이 변호사의 로펌이 소송을 수임했다고 이 변호사가 수익을 가져가느냐’는 질문에 “로펌 운영이 그렇게 된다”고 했다.

DLA 파이퍼 서울사무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 변호사는 2008년부터 동경 사무소에 근무했고 2013년 서울사무소를 개설하면서 귀국해 현재 한국 총괄 대표를 맡고 있다’는 이력이 정리돼 있다.

하지만 박영선 후보자 측은 “이 변호사는 삼성전자 일을 한 적이 없다. 이는 삼성전자 측에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도 의혹을 부인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 변호사가 로펌 ‘DLA파이퍼’에 입사하기 훨씬 전부터 해당 로펌에 특허 소송 등을 위임해 왔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의 소송 위임이나 수행은 로펌 ‘DLA파이퍼’ 미국 본사와 직접 진행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이 변호사나 이 변호사가 소속된 사무소(도쿄·한국)가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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