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춤사위로 인간소외 형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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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그는 요즈음 일기예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오후8시30분 서초동 예술의 전당 트인야외공간무대 조명 속에서 전원춤 『이방인』을 공연하는 한극무용가 김삼진씨(28).
86년 이정환의 소설 『까치방』을 시작으로 오정희의 『저녁의 게임』, 윤후명의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등 중견소설가들의 작품을 무용화하는 작업을 해온 그가 이번에는「카뮈」의 『이방인』에 도전하는 것이다.
『감히 「카뮈」를…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것은 결국 현대인들이 늘 느끼고 사는 인간 소외의 문제가 아니겠어요. 제나름대로 해석한 우리시대의 소외된 인간의 모습과 좌절·갈등을 무대 위에 형상화하고 싶습니다.』 그의 춤『이방인』은 모두 9개의 상황으로 구성된다. 이방인 「뫼르소」가 등장하는 상황 1로부터 그가 지중해에 익사하는 상황9까지의 공연시간은 68분.
주제는 프랑스 작품에서 따온 것이지만 춤사위나 음악·의상은 철저히 한국적인 것. 노련한 타악기 주자인 김대한씨의 음악은 타악기로 연주하는 회심곡이 나오는가 하면 전통제의의식인 소지장면도 등장한다.
한양대 무용과 출신으로 서울시립무용단 단원, 한국무용아카데미 회원으로 차분하고 꾸준히 실력을 닦아온 그는 현재 프리랜서로 춤추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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