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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의 새장 남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14일 타계한 갈물 이철경여사는 한글 글씨체인 궁체를 개발, 한글서예의 새장을 연 서예가이자 교육자·여성운동가로서 한평생을 바쳤다.
1914년 개성에서 태어난 갈물은 5년 이화여전을 졸업, 전주 기전여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후 79년 금난여고 교장직에서 정년퇴임할 때까지 44년간 교직에 봉사해왔다.
그의 가장 뛰어난 업적으로 평가되는 궁체는 그가 운현궁과 안동별궁에 남아있던 상궁들의 서첩을 베끼는 과정에서 개발해 낸 것. 이화여전음악과학생이던 33년 박문서관에서 『궁체 쓰는 법』을 펴내 주목을 끌었던 그의 한글서체는 해방 후 국민학교 교과서 「초등글씨교본」「중등글씨교본」에 사용되면서 뿌리를 내렸다.
갈물은 여성운동에도 앞강서 대한주부클럽연합회창립회장·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69년 신사임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6·25때 쌍둥이 언니(우경), 만바 내외가 월북해 자신을 비롯한 일가친지들의 활동에 제약을 받게된데 대해 가슴아파하던 그는 남북적십자회담 대표로 활동하는등 통일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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