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어린이프로 지나친 흥미위주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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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어린이들이 어린이 프로를 보지 않고 성인용 드라마·코미디·쇼등에 매달리는게 오늘의 방송현실이다. 이같은 잘못된 방송현실을 바로잡고 어린이 프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린이 프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방송사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제작면에서 전문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방송개발원 주최로 13일열린「방송프로그램 발전을 위한 대화의 모임」에서「TV 어린이프로그램」에 대한 토론 발제자로 나온 양방송사의 어린이프로 담당PD 장동선씨(KBS『TV유치원』담당)와 이유활씨(MBC 『인형극장』담당) 등은 이같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급한 개선을 주장했다.
장PD는 먼저 어린이프로가 성인프로와 다른점으로 ▲교육적 내용의 강조 ▲제작영역의 다양성▲어린이의 시각에서 제작·평가돼야 하는 특성등을 제시하고 『이같이 중요한 어린이프로가 성인프로에 비해 소외되고 있으며 제작담당PD들까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장PD는 어린이프로 제작의 심각한 문제점으로▲작가의 부족(미국의 어린이프로인 『세서미 스트리트』에는 40여명의 스크립터가 동원되나 KBS의 매일프로인 『TV유치원』에는 4∼5명이 고작)▲복잡다양한 제작에 요구되는 지원부족▲제작시간과 스튜디오의 부족▲어 린이프로를 경시하는 출연자의 참여태도등을 열거하고 『어린이들의 미래를 향한 가능성 개발과 올바른 정서의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방송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제작관련자들의 헌신적인 업무수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PD는『실제 제작상 제반여건이 충족될 때 이상적인 어린이프로가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어린이프로 제작의 전문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신인PD의 과도기적 연출훈련장이 되다시피 한 어린이프로 제작관행을 탈피, 전문적인 어린이프로 담당PD가 육성되어야 하며 어린이프로 전문작가 양성과 전용스튜디오 설치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PD는 또 소재면에서 『현실에 대한 올바른 판단력을 키워주는 것보다 자극적이고 템포가 빠른 흥미위주의 소재가 대부분』이라고 밝히고 『다소 지루하더라도 인내심을 키워주고 가치관형성에 도움이 될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양식 사고방식과 생활상을 강조하는 외국만화는 자칫 사대주의적 사고방식을 조장할 우려가 있으므로 우리의 민족문화가 깃든 만화제작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는 끝으로 편성과 관련, 『어린이프로는 학부모가 함께 볼 수 있도록 온가족이 모이는 오후7시이후 시간대 편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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