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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태로 증시에 찬바람|수수료인하 등 경제불안 겹쳐 부양책 역부족계속 뒷걸음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0.4%내서 결정>
○…중국사태가 세계 증시는 물론 우리나라 증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있는 가운데 7일 증권거래소가 증권사의 위탁수수료율 최고한도를 인하 결정하는 등 대 고객서비스개선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으나 이같은 조치가 증시의 위축된 투자분위기를 풀어주기에는 매우 미진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거래소는 7일 이사회를 열고 현행 거래대금의 0.6∼0.3% 범위 내에서 업계자율에 맡기던 위탁수수료를 최고 0.4%안에서 증권사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고, 오는 6일 증권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0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증권거래소는 주식위탁수수료 추가인하를 통해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경감시키는 한편 수수료율의 자율화를 통해 대 고객서비스를 제고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는 변경징수율을 17일까지 거래소에 신고하고 신고일로부터 3일째에 변경징수율을 적용할 수 있게됐다.
지금까지 주식위탁수수료는 72년부터 증권사 과당경쟁억제를 위해 고정수수료 체계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7월부터 0.3∼0.6% 범위 내에서 자율화했으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3천만원이하 0.5% ▲3천만원 초과 2억원 이하 0.4%+3만원 ▲2억원 초과 0.3%+23만원의 수수료율을 담합형식으로 적용해 왔었다.
이같은 점을 감안, 증권감독원은 9일 증권 위에서 이러한 담합 행위를 엄중 경고하는 한편 앞으로도 계속담합행위가 일어날 경우 경제기획원공정거래실에 제소키로 했다.

<장세 회복 불투명>
○…9백30선까지 쭉 밀려났던 종합주가지수는 5일 광주의 과격시위로 가뜩 얼어붙은 데다 중국의 유혈사태까지 겹쳐 증시의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어 폭락한데 이어 7일에는 8백80선마저 무너졌다.
이같은 주가폭락으로 종합주가지수가 연초지수(9백19.61, 1월4일) 이하로 내려가 투자자들의 대부분이 상당액의 손실을 보게 됐다.
이제나 저제나 조정국면이 마무리되고 상승세를 탈것인가하고 학수고대하는 투자자들의 염원과는 달리 주가는 신용보증금 및 위탁증거금률의 인하, 코리아펀드 증자허용 등 잇따른 호재에도 불구하고 계속 뒷걸음질 치고있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4월 초순 이후. 줄곧 냉각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역시 경기둔화·통화긴축·수급불균형에 근본원인이 있다.
이 세 가지 악재는 6월에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계속 장세를 짓누를 것으로 보여 주가의 앞날은 암담하기만 하다.

<증권사영업 타격>
○…증시의 침체로 말미암아 지난 한달 동안 각 증권사의 약정고는 4월의 절반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격감추세를 보이고 있어 영업실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신설점포에서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뜸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도 힘든 실정이어서 현장세 아래서는 무더기 점포증설은 재고해야한다는 신중론도 대두되고 있다.
최근 증권업계가 주요 증권사들의 5월중 약정고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우증권이 1조1천4백46억8천만원으로 4월의 54%에 머물렀으며, 럭키증권이 8천6백54억2천만원(4월의 62%), 동서증권 7천1백59억6천만원 (4월의 49%)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증권사 약정실적이 활약을 보였던 지난3월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많은 신설점포에서는 하루 평균 약정실적이 1억원을 밑돌고 있어 손익분기점(점포마다 차이는 있지만 하루평균 2억∼3억원의 약정을 올려야 함)을 못맞추고 있어 투자자 유치에 온힘을 쏟고 있으나 인장은 썰렁하기만해 직원들의 애를 태우고있다.

<예탁금 계속 감소>
○…증시주변 자금도 계속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3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1조2천5백91억원으로 지난주 보다 1천4백34억원이 빠져나가 최고 수준을 보였던 지난 3월16일의 2조8천3백99억원의 44%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와 함께 환매채 잔고와 BMF (통화채권펀드)도 많이 줄어 3일 현재 각각 7천4억원, 1조7천4백48억원으로 증시 주변자금은 모두 3조7천1백6억원으로 지난 3월 중순에 비해 무려 2조원이나 감소했다는 것.

<각국증시도 위축>
○…배경의 유혈사태가 세계 각국의 증시에도 찬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력진압 소식이 전해진 5일의 홍콩증시는 5백81.77포인트 (8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낙폭) 나빠졌다가 6일에는 56.17포인트 올라 2천1백49.71포인트를 기록했고, 대만증시도5일 2백85.3포인트가 떨어진데 이어 6일에도 4백38.99포인트가 빠져 8천6백서.55를 나타내는 등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동경증시도 배경쇼크로 연이틀 내림세를 보여 일주일 전보다 무려 7백여 포인트 떨어진 3만3천4백기·01을 기록하고있다.
우리나라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북경사태로 말미암아 홍콩·대만 등 인접국가의 증시가 상당기간 위축되는 것은 물론 이 사태의 후유증이 뉴욕·런던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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