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하려…하루에 11억 훔친 강남 유명 갈빗집 직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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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유명 갈빗집 직원이 가게 돈 11억원을 빼돌렸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가게는 전직 유명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골퍼의 부친이 운영하는 곳으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 신사동의 한 갈빗집 종업원 A씨(31)를 절도 및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2년부터 이 식당에서 정직원으로 일해왔다. A씨는 지난달 19일 하루 동안 14번에 걸쳐 식당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약 11억8000만원을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을 위해 식당 서랍을 부수고 안에 있던 가게의 계좌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카드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갈빗집 직원들은 A씨가 평소 성실하게 일해와 이런 일을 벌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당 서랍이 부서진 걸 발견했을 때도 직원들은 함께 일한 A씨를 두고 설득해 돈을 받을지 경찰에 신고할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이후 가게 측은 A씨가 직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경찰에 즉시 신고하지 않고 회유했지만 A씨는 오히려 해외로 도주하기도 했다. A씨는 직원과 가족들의 회유로 다시 귀국해 검거됐다.

A씨는 횡령한 돈을 대부분 암호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트코인에 돈을 넣는 계좌를 정지시켜 약 10억원을 회수했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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