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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제난국 해결이 열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4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아르헨티나인들은 자신들을 극심한 인플레와 경제파산이라는 재난에서 구해줄 지도자로서 페론당의 카리스마적인 대중주의자 「카를로스·메넴」후보를 선택했다.
페론당의 창건자 고「후안·페론」대통령과 같이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있는 「메넴」은 자신의 승리가 밝혀진후 연설을 통해 『아무일도 안하는 사람이 잘살고 1년내내 매일같이 일하는 사람은 못사는 아르헨티나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약속했다.
이탈리아 파시즘과 열정적인 국가주의적 요소의 혼합적 성격을 가진 페론당이 이번 선거에서 재집권하게된 주요 원인은 파탄상태에 처한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에 있다.
현재 인플레율이 3월현재 460.6%에 달하고 있고 통화가치는 지난2월 이후 80%나 떨어졌으며 소비물품의 만성적 부족에다 최저의 공공서비스등 아르헨티나 경제는 지금 말이 아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중 하나였으나 지난해 6백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의 상환중지를 선언할 정도로 휘청거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경제를 구하기 위해 「메넴」이 내놓고 있는 것은 소위 「생산적 혁명」이다.
그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줌으로써 아르헨티나를 경제적 난국으로부터 끌어낼 기관차에 연료를 채워 넣을 수 있으며 신용대출을 확대함으로써 생산과 소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결과가 어떻게 달성될 수 있는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그의 반대자들은 『나를 따르라』는 그의 선거운동 슬로건을 빗대어 「메넴」은 아르헨티나를 과거의 엉터리 페론이즘 정책들로 되돌리려는 피리 부는 사람이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메넴」의 승리가 민주주의를 회복하긴 했으나 경제회복엔 실패한 「알폰신」 대통령에 대한 「징벌투표」의 덕을 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실패의 그늘에 가려 「알폰신」대통령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업적, 즉 아르헨티나 1백78년 역사상 다른 당의 민선대통령에게 평화적 정권이양을 하는 최초의 민선대통령이 「알폰신」이란 사실은 거의 잊혀진 듯하다.
「메넴」후보는 20세기 후반의 요구에 맞도록 페론이즘을 재구성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그의 반대자들은 그의 두손이 지난해 페론당내 대통령후보 선거에서 그를 지지한 노조에 의해 단단히 결박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당시 페론당내 개혁파 지도자로서 페론당의 온정주의적 경향을 완화하고 노조지도자의 권력을 약화시킬 것을 추진하던 「안토니오·카피에로」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아르헨티나 작가 「자코보·팀머만」은 당시 선거를 보고 『「메넴」은 구 페론이즘의 복귀를 의미한다』고 썼다.
『여성과의 스캔들, 파라과이독재자 「알프레도·스트로에스네르」와의 긴밀한 친분, 국가계획 수립에 대한 무능, 나치 핵심기관에의 참여, 좌파테러리스트와의 협력, 노조마피아의 강력한 영향력』등이 「팀머만」의 「메넴」 묘사였다.
이번 선거를 이틀 앞두고 행한 연설에서 「알폰신」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지불한 비용은 「손쉬운 구원자」에 도박을 걸기엔 너무 엄청나다고 말했다.
외교관들은 「메넴」의 승리는 라틴아메리카의 대부분 국가들이 반세기중 최악의 경제적 문제에 당면하고 있는 이때에 아르헨티나 뿐아니라 남미전체에 있어서의 대중주의자들의 호소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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